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앞두고 각 지역 시장 후보들이 금융 공공기관 유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당 기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곳은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신협중앙회, 새마을금고 등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부산 이전 가능성에 선을 그었던 산업은행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사이에서는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춰 어떤 은행 유치될지 구체적인 이름까지 오르내리고 있다. 예를 들어 무역 중심의 수출입은행은 부산에, 농협중앙회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있는 전북에, 기업은행은 충남에 배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전북 등 특정 지역에 금융 공공기관을 집중 이전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선거철마다 후보들의 금융 공공기관 지역 유치 공약은 매년 반복돼왔다. 2021년에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산은, 수은, 한국무역보험공사, 예금보험공사 등의 부산 유치를 내걸었다.
2022년 대선 당시에는 이재명 당시 후보가 수도권에 있는 공기업과 공공기관 200여곳을 지방으로 이전하겠다고 했으며 대상에는 산은, 수은,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포함됐다.
이달부터 각 지역 시장 후보들이 앞다퉈 금융 공공기관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에도 해당 이슈가 선거판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이 대통령이 지역균형발전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업계의 긴장감은 예년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KB금융·신한금융 등 민간 금융지주사들도 전북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공공기관 이전 압박도 한층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금융 공공기관들은 그동안 금융의 인적, 물적 네트워크와 인프라가 서울에 몰려있는 만큼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지방 이전의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된 금융 인력과 네트워크, 인프라를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다"며 "석유공사의 경우 부산으로 이전한 이후 비용 부담을 이기지 못해 건물을 매각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대표적인 실패 사례"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수협중앙회 등 이미 지역 본부를 운영 중인 기관들은 각 본부에 100~200명의 직원이 상주하며 지역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이전의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선거철마다 나왔던 공약이기에 실현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무엇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뒤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처럼 이들 국책은행이 수도권을 벗어날 경우 똑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현실인식을 정치권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대상으로 꼽히는 금융 공공기관 개별 노조도 조심스럽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의례 나오는 공약이라는 반응이 일반적이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지방 이전론은 선거 때마다 나온 이슈"라며 "지방으로 이전을 하더라도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지도 장담할 수 없고 업무 효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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