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공 연을 둘러싼 암표 거래가 도를 넘고 있다. 팬들을 위해 전석 무료로 진행되는 광화문 공연 티켓이 온라인에서 12만~15만원에 거래되고 있고, 다음 달 고양 공연의 경우 정가 20만원 안팎의 좌석이 80만~90만원까지 치솟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일부 거래 글에서는 ‘아이디 옮기기’나 ‘팔찌 옮기기’ 같은 편법까지 공공연히 언급되고 있다.
한마디로 상식이 무너진 시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번 BTS 공연을 암표 대응의 ‘시험대’로 지목한 것도 이런 상황 때문이다. 정부는 공연·스포츠 암표 방지 민관협의체를 출범시키고 플랫폼 모니터링과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개정 공연법에 따라 암표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고 부당 이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제재도 크게 강화됐다.
늦었지만 필요한 조치다.
암표는 단순한 개인 간 거래가 아니다. 문화 향유의 공정한 기회를 빼앗고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행위다. 공연을 준비한 예술인과 제작자, 정상적으로 예매하려는 관객의 권리를 동시에 침해한다. 특히 무료 공연 티켓을 수십만 원에 되파는 행위는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문화 향유 기회를 돈벌이 수단으로 바꾸는 순간 공연은 축제가 아니라 투기 시장이 된다.
이번 BTS 공연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그 상징성 때문이다. BTS는 이미 세계적인 문화 자산이다. 수많은 해외 팬들이 한국을 찾고 공연이 열리는 도시에는 관광과 소비가 동시에 살아난다. 이번 광화문 공연 역시 한국 문화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 공연이 암표 시장의 먹잇감이 된다면 문화강국의 이미지는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암표 거래 방식이 점점 조직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티켓을 되파는 수준을 넘어 ‘아옮’이나 ‘팔옮’ 같은 편법이 등장했고 전문 업자까지 개입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이런 거래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단순한 팬덤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 책임과 시장 구조의 문제다.
중고 거래 플랫폼과 SNS가 암표 거래의 주요 창구로 활용되는 만큼 플랫폼 기업의 책임도 분명하다. 게시글 삭제나 계정 제한 같은 사후 조치만으로는 부족하다. 암표 의심 거래를 선제적으로 탐지하고 차단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예매 시스템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 대량 구매를 차단하는 기술적 장치와 본인 인증 절차 강화, 부정 거래 탐지 시스템 도입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해외 주요 공연 시장에서는 이미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부정 거래 감시 시스템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인식이다.
암표 시장은 수요가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아무리 단속을 강화해도 소비자가 암표를 구매하지 않으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공연을 꼭 보고 싶은 팬심은 이해할 수 있지만, 암표를 사는 순간 불법 거래 구조를 유지하는 데 동참하게 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암표 거래는 사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본인 확인 절차나 현장 인증 때문에 실제 입장이 불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정부 역시 단속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암표 문제는 기술과 플랫폼, 소비자 인식이 얽힌 구조적 문제다. 예매 단계에서의 부정 구매 차단, 플랫폼의 상시 모니터링, 수사기관과의 정보 공유, 대국민 인식 개선 캠페인까지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번 BTS 공연은 그 시험대가 될 것이다.
공연장은 함께 노래하고 감정을 나누는 공간이어야 한다. 암표가 판치는 시장에서는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공연은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문화의 축제다.
BTS 공연이 한국 문화의 자부심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지, 아니면 암표 시장의 상징적 사건으로 남을지는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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