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도쿄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4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전날보다 1032.52포인트(1.9%) 오른 5만 5278.0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란 측이 미국에 정전 협상을 타진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며 시장을 짓눌렀던 극단적 비관론이 한풀 꺾였고, 미국 반도체 대기업 브로드컴의 실적 호조가 일본 내 AI 및 반도체 관련주에 매수세를 불러일으켰다.
닛케이지수는 오전 장중 한때 상승 폭이 2300포인트를 넘어서며 전날의 낙폭(2033포인트)을 완전히 상쇄하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중동 정세의 불투명성을 경계하는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 폭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시장의 공포를 나타내는 변동성 지수(VI)는 전날 64에서 30대로 급락하며 일시적 안정을 찾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이 완전한 회복세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 시장의 이 같은 반등에도 불구하고, 실물 경제를 지탱하는 에너지 공급망의 구조적 균열은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이다. 주식 시장은 뉴스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기술적 반등'을 보였으나, 정작 에너지를 운송하는 해상 물류 현장에서는 사상 초유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란 공격 이후 사실상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의 영향으로 대형 원유 유조선(VLCC)의 운임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중동과 극동을 잇는 VLCC 운임 지수인 월드스케일(WS)은 475를 기록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전과 비교해 2.2배로 급등했다. 하루 용선료로 환산하면 약 48만 달러(약 7억830만원)에 달하며, 이는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최근 10년 중 최고치다. 해운 중개업체 아틀라스의 하마사키 사쿠지 회장은 "전 세계 선주들이 상황을 관망하고 있으며 적정 가격 평가가 매우 어렵다”며 현장의 혼란을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실제로 해당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하루 평균 86척에서 26척으로 급감했으며, 위험을 감수하는 극소수 선주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프리미엄' 운임을 요구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의하면, 물류망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보험업계의 긴박한 움직임도 실물 경제의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 미쓰이스미토모해상화재보험, 손해보험재팬 등 일본의 3대 대형 손보사는 전쟁 보험료 할증 지역인 '제외 수역'을 카타르와 쿠웨이트 주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해외 대형 선주책임상호보험조합(P&I 클럽)인 가드(Gard)와 노스스탠다드 등은 이란 해역에서의 보장 서비스를 전격 중단했다. 마셜브로커재팬의 관계자는 "대상 수역에서 대기 중인 선박에 추가 보험료 부담이 발생하거나 대기 장소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물류·보험 비용의 폭증은 결국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기업들의 실적에 치명적인 역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시아 경제의 높은 중동 에너지 의존도는 이번 사태의 가장 취약한 고리로 꼽힌다. 원유의 경우 일본이 90%, 인도가 50%에 육박하며, LNG는 한국과 태국이 약 30%를 중동에 의존하는 등 아시아 전역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 모건스탠리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달러 지속 상승할 경우 아시아 전체의 GDP 성장률을 0.2~0.3포인트 하락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스미토모DS자산운용 홍콩의 스탠리 탕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확실히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날 증시 급반등 속에서도 유가 상승과 결항 우려로 일본항공(JAL)과 ANA홀딩스 주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인베스코 자산운용의 키노시타 토모오 글로벌 마켓 스트래티지스트는 "투자자들의 우려는 에너지 가격 상승을 넘어 공급망 자체를 확보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지점까지 깊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기 정전 협상에 대한 기대감과 실물 경제의 마비라는 상충된 신호 속에서, 아시아 경제는 당분간 극심한 변동성이 지배하는 불확실성 속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협을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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