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소비시장의 판도가 물질적 소유에서 감정과 경험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콘서트, 영화, 관광 등 문화·엔터테인먼트 분야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산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업계에선 2025년을 기점으로 이러한 가치 중심의 소비 변화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분석한다.
24일(현지 시각) 베트남 매체 VnExpress이 통계총국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상품 소매 판매 및 소비자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9.2% 증가해 7000조 동(약 386조4000억 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예술, 엔터테인먼트, 레저 부문이 전체 산업군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소매업이 고객 감소로 고심하는 사이 서비스업이 급격히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베트남의 소비 권력이 무형적 가치로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실제로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의 지출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호찌민시 냐베 지역의 거주자 낌 쩌우씨는 지난해에만 음악 공연, 팬미팅, 전시회 등 총 41개의 문화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중 콘서트 관람만 9회에 달하며, 한 예능 프로그램은 호찌민 공연 5회를 모두 예매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콘서트 티켓 가격은 평균 80만~250만 동 수준으로 소규모 행사는 20만~50만 동 정도”라고 전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보기 위한 열정은 금융상품 이용 행태까지 바꾸고 있다. 호찌민에 거주하는 36세 뜨엉반 씨는 한국 가수 지드래곤(G-Dragon)의 하노이 콘서트 선예매 혜택을 받기 위해 후원 은행의 신용카드를 신규 발급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업무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지드래곤의 공연만큼은 절대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시장조사업체 월드패널 바이 뉴메레이터 베트남(Worldpanel by Numerator Vietnam)의 응우옌 프엉 응아 사업총괄이사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행태 변화에 대해 “소비자들이 축제와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지출하고 있다”며 “어떤 사람들은 파 한 단이 10만 동으로 오르면 사기를 망설이지만 콘서트 티켓 400만 동은 기꺼이 지불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실용성의 개념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성숙도 역시 높아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라이프스타일 경제’ 콘퍼런스에서 레찌통 호찌민시 청년기업가협회 회장은 시장이 “공급과 수요 모두에서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경제 성장과 중산층 확대가 무형 가치 중심 소비를 키웠고, 창의·예술·이벤트 산업도 이에 맞춰 발전했다는 설명이다.
감정 소비는 연관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응아 이사는 호찌민시 관객이 하노이 공연을 보기 위해 항공편을 이용하는 사례를 언급하며 “티켓값 외에도 교통·호텔·식비 등으로 수천만 동이 들지만, 사람들은 경험과 감정, 공동체 활동을 위해 기꺼이 지출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문화산업의 경제 기여도도 높아지고 있다. 호찌민시 통계국은 2025년 대규모 문화 행사와 축제가 숙박·외식업 성장에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문화산업의 GRDP 기여도는 2020년 3.54%에서 2025년 말 5.7%로 상승했고, 2030년까지 7.2%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시는 세제·신용 인센티브 보완과 혁신발전기금 설립을 검토하고,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와 문화·체육 복합단지 투자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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