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빚투에 바닥 난 증권사 신용공여…대형증권사 이어 카카오페이증권도 신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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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열풍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증권사들의 신용대출 창구가 잇따라 닫히고 있다. 국내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나자 증권사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며 관리 한계에 근접한 모습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1조6384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로 시장의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급격히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말 약 27조원 수준이던 잔액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4조원 넘게 급증했다. 올해 들어 이날 기준 코스피가 40% 넘게 오르자 투자자들은 빚을 내, 투자 규모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빠르게 불어나면서 증권사들의 신규 대출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23일부터 별도 공지 시까지 신규 신용융자 매수 주문을 전면 중단했다. 
 
대형 증권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3일부터 증권담보 대출 신규실행을 중단한 바 있고 이달 6일부터는 신용거래 신규약정을 중단한 상태다. KB증권은 한때 신용공여 한도 관리를 위해 신용융자 매수와 증권담보대출을 제한했지만 이날부터 서비스를 완전히 재개했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은 4일부터 증권담보 대출을 막아둔 상태이며 DB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 등 중소형사들도 증권담보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가 일부 재개한 바 있다.
 
증권사들이 신용공여를 조이는 배경에는 법적 한도 규제가 있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사의 신용공여(신용거래융자·신용거래대주·증권담보대출 등)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된다. 주가 상승기에 신용 수요가 급증하면 한도에 근접하게 되고 추가 대출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신용융자 잔액이 단기간에 급증한 만큼 향후 시장 조정 시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용거래는 일정 담보비율이 유지되지 않으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반대매매로 이어진다. 지수가 급락할 경우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낙폭을 키우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은행권 신용대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7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분기 말 대비 14조원 증가한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가계신용이 56조1000억원 늘며 전년 말보다 2.9% 확대됐다. 금융계에서는 늘어난 대출 중 상당액이 증시로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 속 과열 신호도 감지된다. 국내 증시 회전율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합산 300%를 넘어선 것은 이례적이다. 풍부한 대기 자금을 바탕으로 수급 주도 상승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증시의 기초체력은 확인됐지만 동시에 매매 과열 그림자도 짙어졌다는 평가다.
 
신중호 LS증권 연구원은 “회전율의 급등과 조바심은 과거의 데이터를 곱씹게 한다”며 “더 많이 상승하기 위해 오히려 과열이 식혀지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증시 활황에 따른 빚투 확산은 증권사 이자 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신용공여융자이자 수익은 60억원으로 전년 대비 54.6% 증가했다.메리츠증권은 같은 기간 신용공여융자 이자 수익이 41.8%(69억원) 늘었고 한국투자증권도 21.9%(253억원) 증가했다.  절대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의 신용공여융자 이자 수익은 2344억원에서 2760억원으로 416억원 늘어 17.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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