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2025년 실질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9.9% 감소한 26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313조원으로 정점을 기록했던 2020년 이후 2021년부터 5년 연속 감소세다. 9.9%의 감소 폭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3.2%) 이래 27년 만에 최대치로, '건설 쇼크' 수준의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건산연 관계자는 "미분양을 비롯한 시장 침체 등 거시적 요인은 물론 정치적 불확실성, 구조적 고비용 체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건설투자 감소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건설경기 침체는 경제성장률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 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1.4%포인트에 달했다. 건설투자가 부진하지 않고 중립 수준을 유지했다면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4%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IBK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건설 중소기업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지난해 말 기준 1.71%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0.4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기업설명(IR) 자료 기준 2011년 이후 연말 기준 최고치다.
국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업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일부에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금의 건설업 부진이 구조적 한계와 체질적 취약성이 드러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건설사 수는 10만920곳으로 작년 1월(9만9838곳) 대비 1.1% 증가했다. 그동안 경기 부양을 위해 건설사 설립 요건이 완화되면서 건설사들이 대거 늘어났고, 이로 인해 부실기업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지난 23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경기에 편승해 건설이 과도하게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쌓인 부실이 지금 현실화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문제는 구조조정되는 방향으로 정리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도 건설산업의 구조적 문제가 가계 소득, 소비, 생산을 잇는 거시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현재는 많은 건설사들이 치열한 경쟁에 노출돼 있고, 고금리·고환율에 업황 부진까지 겹치며 경쟁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구 노력을 비롯해 건설 산업의 구조를 바꾸는 작업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다만 건설업은 고용과 자영업, 자재·설비업 등 후방 산업과 긴밀히 연결돼 있고, 업체가 무너지면 일자리가 줄고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건설업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단순하게 숫자만 줄이는 구조조정만 이뤄질 경우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물론 주택 공급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구조조정과 함께 금융 지원, 투자 확대 등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대책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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