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 세계 꼴찌' '코스피 2중대' 라는 오명을 쓴 코스닥 체질 개선에 나선다. 동전주 급증, 한계기업 확산, 수익률 부진 등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떨어뜨리는 병폐들에 '메스'를 대기로 했다. '오천피'에 이어 '삼천스닥' 실현을 위해선 부실기업 퇴출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12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은 코스닥의 구조적 부진 원인에 대한 '대증요법'이다. 코스닥시장은 지난 20년간 진입 기업 1353개, 퇴출 기업 415개로 '다산소사(多産小死)' 구조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은 8.6배 커졌지만 주가지수는 1.6배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24년에는 주요국 증시가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이는 동안 코스닥은 '꼴찌'라는 오명을 썼다. 코스닥지수는 -21.74%로 전 세계 주요 주가지수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9.63%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9.2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67%, 홍콩 항셍지수는 17.67% 상승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3.31%, 28.6% 올랐다.
시장 체력도 약화 흐름이 뚜렷하다. 전날 기준 코스피·코스닥시장 동전주는 221개에 달한다. 에이비프로바이오(172원), 디에이테크놀로지(203원), 앱토크롬(233원), 메타케어(298원), 바른손이앤에이(326원), 윌비스(329원), SH에너지화학(352원), 큐캐피탈(366원), 더테크놀로지(380원), KD(392원), 노블엠앤비(411원), 보해양조(411원) 등은 주가가 액면가도 밑돈다.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면 신주 발행이 구조적으로 제한돼 자금 조달 유연성이 크게 떨어진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일수록 외부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지고 정상화 동력이 약해져 부실이 고착될 수 있다. 시장에서 빠른 퇴출이 필요한 이유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취약 기업은 적지 않다. 우선주와 스팩을 제외하면 코스닥시장에서 시총 200억원 미만인 기업은 50곳이다. 더테크놀로지(47억원), 아이엠(55억원), 제일바이오(72억원), 투비소프트(76억원), 디에이치엑스컴퍼니(97억원) 등은 100억원에도 못 미친다.
거래소가 현시점을 기준으로 단순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번 방안을 반영하면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 수는 기존 예상 50개 내외에서 약 100곳 늘어난 150개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동전주 액면병합 여부 등에 따라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이 최대 220여 개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재무 건전성 역시 경고등이 켜졌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은 전체 중 약 41%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은 약 18%로 집계됐다. 한국경제인협회 분석에서도 이후 한계기업 비중은 2024년 3분기 19.5%로 높아졌다. 2016년 7.2%에서 12.3%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증가 속도가 주요국 대비 빠르다는 지적이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과 소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부실기업이 퇴출되지 않고 존속하면서 소위 좀비기업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실기업 상장폐지로 인한 수익률은 제고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계기업이 적시 퇴출되면 상장시장 수익률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며 "유가증권시장 수익률은 1%포인트, 코스닥시장 수익률은 25%포인트 정도 개선 효과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퇴출 기업이 가치를 회복해 재상장할 수 있는 사다리도 마련했다. 상장폐지 이후에도 최소 6개월간 거래를 지원해 투자자 환금성을 확보하고 경영 정상화와 실적 개선을 통해 재상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당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시장 신뢰 회복을 기대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시장으로 대도약하기 위해서는 더 빠르고 더 엄정한 부실기업 퇴출이 필요하다"며 "동맥경화에 걸린 것과 같은 현 상황에서 확실하게 정리하는 것이 자본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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