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가망신" 엄벌…미공개 정보 '솜방망이' 오명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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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얻는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하는 가운데,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법적 처벌을 상향하는 방안이 실효성을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형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그간 반복돼 온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실제로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가 조작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겠다”며 “주가조작과 부정 공시는 아주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범죄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11일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증권·금융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의결했다. 수정안은 이달 중 공청회를 거쳐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수정안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 공정성 침해 범죄’의 가중영역 상한을 19년까지 확대하고, 특별가중인자가 중첩될 경우 상한의 절반까지 추가 가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법정형 범위 내에서 무기징역도 가능해졌다. 

단순한 형량 상향을 넘어 감경 구조도 손질했다. 그동안 양형 과정에서 고려돼 온 ‘범죄수익 대부분을 소비하지 못한 경우’의 적용 범위를 축소했고, 벌금·몰수·추징·과징금 납부 사실은 감경 사유로 보지 않도록 정비했다. 단순 환수나 사후적 조치를 이유로 형을 낮추기 어렵게 한 셈이다. 반면 자진신고나 수사 협조는 특별감경 사유로 명문화했다. 상한은 넓히고 감경 통로는 제한한 구조다.

그간 미공개 정보 이용 사건은 수사 초기에는 대규모 피해와 조직적 범행 구조로 주목을 받았지만, 재판 단계에서는 집행유예나 비교적 낮은 형량에 그친 사례가 반복돼 왔다. 해당 정보가 ‘미공개’였는지,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정보였는지, 그리고 이를 이용해 거래했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특성 때문이다. 

정보 접근 사실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성립하는 구조가 아니어서, 고의와 이용 관계에 대한 증명이 핵심 쟁점이 된다. 이 과정에서 초범 여부, 반성 정도, 범행 가담 수준, 환수 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면서 실형 선고로 이어지는 문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0일 선고된 법무법인 직원들의 미공개 정보 이용 사건은 최대 징역 3년 6개월, 벌금 60억원이라는 형량으로 법조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무거운 처벌”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재판부는 “2년이 넘는 기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다수의 가족 명의 계좌, 거액의 대출까지 동원했다”며 죄질과 범행 후 정황을 중형 선고의 이유로 들었다.

BTS 군입대와 연관돼 관심을 모았던 HYBE 임직원의 미공개 정보 이용 사건도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외에도 수십억 원대 부당이득이 문제 된 사건들에서 초범, 반성, 추징·환수 등을 이유로 집행유예가 내려진 사례가 적지 않다. 사건의 심각성에도 실제 선고는 개별 사정을 중심으로 완화돼 온 흐름이 이어져 왔다.

양형기준은 법원을 직접 구속하는 강행규범은 아니지만, 선고의 기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대형·조직적 사건에서 중형 선고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집행유예가 이어져 온 선고 관행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양형기준이 강화됐다고 해도 구체적 사건에서 어떤 감경 사유를 어떻게 인정하느냐에 따라 형량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결국 재판부가 엄정한 판단 기준을 적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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