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트닉 "핵심 광물은 무기"...美 중심 공급망 재편 선언

  • 채굴·가공·제조 전 과정 자립 강조...동맹국에 공동 대응 요구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월라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월라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연합뉴스]


미국이 핵심 광물과 반도체, 의약품 등 전략 산업 전반을 국가 안보 차원의 공급망 문제로 규정하고 채굴부터 가공·제조까지 전 과정을 자국과 동맹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했다. 미 행정부는 시장에 명확한 수요 신호를 보내고 관세·산업 정책을 총동원해 ‘공급망 무기화’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CSIS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CSIS 주최 행사 연설에서 “핵심 광물은 단순한 원자재가 아니라 경제 안보와 국가 안보의 근간”이라며 “채굴·정제·가공·첨단 제조까지 전체 공급망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우선 9·11 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에서 자신의 회사와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경험을 언급하며 “회사를 재건한 이유는 이익이 아니라 희생자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소개하며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성과를 강조하며 “3분기 성장률은 4.4%였고, 4분기에는 5%, 나아가 6% 성장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30조 달러 규모의 미국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는 수십 년간 왜곡돼 온 무역·관세 구조를 바로잡은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러트닉 장관은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거론했다. 그는 “중국은 전기차와 배터리, 자석 같은 핵심 광물을 국가 차원에서 과잉 생산하고 덤핑해 시장을 붕괴시키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보조금 구조가 글로벌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기차와 환경 정책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리튬을 미국에서 채굴하지 않고 호주에서 리튬을 채굴해 1만2000마일(1만9300km)을 운송한 뒤 전기차를 만드는 것이 과연 친환경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모든 과정을 따져보면 머스탱(포드의 스포츠카)을 타는 것이 공기에 훨씬 더 좋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리튬 매장지인 네바다와 아칸소 등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은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운전대를 잡고 있다”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광물 비축, 관세 정책, 하류 수요 창출을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그는 반도체에 대해서도 대만을 가리켜 “중국에서 불과 80마일 떨어진 곳에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맡길 수는 없다”며 “임기 말까지 미국이 최첨단 반도체 제조의 40%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아울러 러트닉 장관은 동맹국의 역할을 거듭 강조하면서 “우리는 파트너들과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핵심 광물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채굴하고, 가공하고, 정제하고, 첨단 제조업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며 “동맹국들이 함께 한다면 우리의 삶은 더 나아질 것”이라며 “하지만 모두가 함께 하지 않으면, 그리고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완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핵심 광물 전반에서 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서 핵심 파트너로 거론돼 왔다. 러트닉 장관의 이번 발언은 향후 한국 기업들의 현지 생산 확대를 촉진하는 동시에, 미국 중심 공급망에 편입을 촉구하는 압력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