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교육, 위탁의 방식보다 중요한 것은 '관리의 실질'

  • 대학 참여 확대 속 운영 점검·평가 체계 강화 과제로

 
지난달 31일 목포 실내체육관에서 늘봄박람회가 열린 가운데 대학이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놀이·체육·교육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모범적으로 선보이며 초등학생이 파크골프 스윙을 하고 있다사진김옥현 기자
지난달 31일 목포 실내체육관에서 늘봄박람회가 열린 가운데 대학이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놀이·체육·교육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모범적으로 선보이며 초등학생이 파크골프 스윙을 하고 있다.[사진=김옥현 기자]

늘봄교육은 방과 후 돌봄 공백을 메우는 보조 정책을 넘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을 책임지는 공공교육의 연장선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대학과 지역사회가 늘봄을 매개로 다시 연결되려는 시도는 정책적으로도 의미 있는 방향으로 평가된다.
 
최근 전남 지역에서 열린 늘봄 관련 박람회는 이러한 가능성을 현장에서 보여준 사례다. 대학이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놀이·체육·교육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지역 학부모와 아이들의 관심도 적지 않았다.
 
다만 늘봄교육이 빠르게 확산되는 과정에서, 운영 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전남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는 대학과 MOU를 체결한 사설 단체가 늘봄교육을 위탁 운영하는 구조가 장기간 유지되고 있다. 위탁 자체는 제도적으로 허용된 방식이며, 일부 대학은 공간 제공이나 프로그램 자문, 인력 협조 등을 통해 일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의 관여 범위와 책임 구조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 학부모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남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대학 이름이 붙어 있어 신뢰가 갔지만, 실제 운영 주체와 관리 체계를 명확히 알기 어려웠다”며“아이 교육인 만큼 누가 책임지고 관리하는지 분명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부 교육지원청 관할 지역에서 위탁 운영 구조가 장기간 고착화돼 있다는 지적도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동일한 위탁업체가 수년째 늘봄(방과후)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경쟁을 통한 프로그램 질 개선이나 운영 방식의 다양화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다.
 
평가 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진다. 현행 위탁업체 선정 과정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추가 배점이 적용되면서, 사회적기업이 아닌 대학이나 대학 연계 기관의 진입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도의 취지와 달리, 결과적으로 특정 유형의 기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위탁업체 간에 운영 권역을 사실상 나누거나, 강사 인력을 공동으로 관리·운영하는 관행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는 제도적으로 명시된 사항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지역 간 경쟁을 약화시키고 위탁 구조를 고착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관리 주체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대학 내부에서도 늘봄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은 이어지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늘봄은 대학이 직접 운영하거나 최소한 공동 책임 구조로 참여해야 교육적 의미가 살아난다”며“외부 위탁 방식이라 하더라도 평가와 관리가 전제되지 않으면, 대학의 역할은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남교육청은 늘봄교육이 공공교육의 연장선에 있는 만큼, 운영 관리와 질 제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늘봄은 학교와 지역, 대학이 함께 만들어가는 제도”라며“위탁 여부와 관계없이 프로그램의 질과 운영 실태에 대한 점검과 개선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투명한 관리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늘봄교육이 장기 사업인 만큼, 운영 실태 점검과 성과 평가, 강사 검증, 대학의 실질적 참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교육 현장 전문가들은 늘봄교육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정기적인 지도·점검과 결과 공개 △프로그램 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 체계 마련 △강사 자격 및 교육 내용 검증 강화 △위탁 구조의 공정성 및 대학 참여 수준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늘봄은 단기간의 성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아이들의 일상과 성장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교육 정책인 만큼, 운영 방식보다 중요한 것은 책임의 구조다.
 
대학의 이름이 붙은 늘봄이라면, 그 이름에 걸맞은 관리와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위탁이라는 방식이 늘봄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이제는 외형적 확장보다 관리의 실질을 점검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늘봄교육이 지역 사회의 신뢰 속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그 해답은 제도의 운영 방식보다 관리와 평가 체계의 완성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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