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조 과징금' 무리수였나…법원 판결 후 銀 의견 청취

  • 법원 "손해배상 이유 없다"…작년 이후 두 번째 판결

  • 2차 제재심에 은행 소집…후속 논의에 영향 미칠 듯

2024년 3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를 열고 원금 전액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를 열고 원금 전액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해 법원이 연이어 은행 손을 들어주면서 은행권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산업노동조합도 과징금 산정 기준이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나서면서 금융당국이 사면초가에 빠지는 모습이다.

금감원은 29일 홍콩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2차 제재심을 열고 제재 수위와 과징금 규모 등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이날 은행권 관계자들을 불러 작년 말 사전 통지된 2조원 규모 과징금에 대한 은행 측 의견을 청취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에서는 홍콩 ELS 사태와 관련해 은행이 연이어 승소하면서 제재심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법원이 연이어 “은행이 투자자 손해를 배상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금감원이 한발 물러설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제22민사부는 홍콩 ELS에 투자자가 한 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10억원 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법원은 은행이 홍콩 ELS 판매 과정에서 설명의무와 적합성 원칙 등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봤다. 법원은 작년에도 ELS 투자로 인한 손실금 1억5000만원을 반환해 달라는 부당이득금 소송에서 은행 손을 들어줬다.

금감원은 2024년 홍콩 ELS 판매과정에서 은행의 조직적인 불완전판매가 있었다는 현장점검 결과를 발표했지만 법원 측은 은행이 투자자에게 충분히 설명했다고 본 것이다. 금융권은 모든 계약건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법원이 ‘은행의 설명의무’에 대해 금감원보다 낮은 잣대를 적용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금융당국 측 과징금이 처음부터 잘못 산정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금융노조는 지난 28일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징금 산정 기준이 법 취지와 비례성 원칙을 넘어 과도하게 확장됐다”며 재검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리한 과징금 산정 기준이 굳어지면 금융산업 전반의 위축과 소비자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은행들이 자율배상으로 약 1조3000억원을 보상한 노력이 과징금 산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2조원 규모 과징금 산정이 지난해 은행의 첫 승소 이후에 나왔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대폭 감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종 제재 수위는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확정되는 만큼 제재심에서는 대규모 과징금을 유지하면서 금융위 판단에 맡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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