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미쓰이, 우주에서 손잡다…'재벌 장벽' 넘은 日민간 우주 전략

  • 개별 기업 대응에는 한계...재벌 장벽 넘은 이례적 연대

  • ISS 이후 시대를 겨냥한 민간 우주 전략 시동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의 대표적 재벌 그룹인 미쓰비시(三菱)와 미쓰이(三井)가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 시장에서 이례적인 협력에 나섰다. 전통적으로 그룹 간 경계를 중시해 온 일본 재계의 관행을 감안하면, 이번 연대는 일본 우주 산업 전략의 전환점을 상징하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미쓰비시중공업과 미쓰비시전기는 도쿄에 본사를 둔 우주 개발 스타트업 ‘일본저궤도사중(日本低軌道社中)’에 출자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미쓰이물산이 2024년 설립한 기업으로, 민간 주도의 차세대 우주정거장 개발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저궤도사중은 국제우주정거장(ISS) 퇴역 이후를 대비해, 미국 등과 협력하는 민간 우주정거장에 접속할 일본 실험동 모듈을 개발할 계획이다. 상업용 물자 보급선 개발 역시 주요 사업으로 검토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쓰이물산의 100% 자회사였으나, 이번 출자를 계기로 미쓰비시 계열이 주주로 참여하게 됐다. 다만 이번 미쓰비시중공업과 미쓰비시전기의 출자액 및 3사의 출자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글로벌 우주 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스페이스X를 비롯한 미국 민간 기업들이 발사체와 우주정거장, 위성 사업을 빠르게 장악하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이 개별 그룹 단위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우주 산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하고 기술 집약도가 높아, 단일 기업이나 그룹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현실도 작용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ISS에서 일본 실험동 ‘키보’ 개발과 우주정거장 보급선 ‘고노토리’ 제작을 맡아온 기업으로, 유인 우주 체류와 우주 환경 대응 기술에서 일본 내 최고 수준의 경험을 축적해 왔다. 미쓰비시전기 역시 고노토리의 전기·제어 계통을 담당하며 우주 공간에서의 자세 제어와 전자 시스템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기술 자산을 미쓰이물산이 주도하는 민간 프로젝트에 결합하는 것이 이번 출자의 핵심이다.

이번 움직임은 일본 정부의 우주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30년 ISS 퇴역 이후를 대비해, 차세대 우주정거장에 연결될 일본 실험동 개발 검토 사업자로 미쓰이물산을 선정한 바 있다.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에서 민간 중심 구조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재벌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연대를 일본 재벌 구조의 경직성이 일부 완화되는 신호로 본다. 과거에는 그룹 내부 거래를 우선시해 온 미쓰비시와 미쓰이가 미래 산업에서는 ‘경쟁보다 연합’을 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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