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진정세 들어섰나…정부가 대신 돌려준 전세금 4조 → 1.8조 '뚝'

  •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건수도 전년 대비 41% 감소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국가가 공적 재원을 통해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대위변제액)은 1조793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던 2024년(3조9948억원)보다 55.1% 감소했다. 대위변제액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2013년 시작된 전세금 반환보증 제도는 공공 보증기관인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민간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에서 관련 상품을 취급한다.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이들 기관이 보증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한 뒤 구상권을 행사해 집주인에게 청구하는 방식이다.

HUG의 대위변제액은 2015년 1억원에서 2022년 9241억원까지 증가하다 2023년 3조5544억원, 2024년 3조9948억원으로 급증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보증 사고액이 늘어난 탓이다. 그러다 지난해 전세금 대위변재액은 다시 1조7935억원으로 내려앉으며 제도가 시작된 지 12년 만에 감소했다.

대위변제 '건수' 역시 2024년 1만8553건에서 지난해 9124건으로 50.8% 줄었다. 대위변제 건수가 줄어든 것은 2016년 23건에서 2017년 15건으로 감소한 이후 연도별 기준으로 두 번째다. 대위변제 액수·건수가 동시에 감소한 배경에는 보증사고 자체가 줄어든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전세금 보증사고액은 1조244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4년 4조4896억원과 비교해 72.3% 급감했다. 같은 기간 보증사고 건수도 2만941건에서 6677건으로 68.1% 감소했다. 이는 계약 만료 시점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건수도 감소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집합건물 임차권 등기 신청은 2만8044건으로, 전년(4만7353건) 대비 40.8% 감소했다. 임차권 등기명령은 임대차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등기부등본에 미반환된 보증금 채권이 있다는 사실을 명시하는 제도다. 특히 서울(1만1318건→5333건)과 인천(8989건→3178건) 등 전세 사고가 집중됐던 수도권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한때 전세가가 매매가에 육박하거나 심지어 추월했던 강서구 화곡동의 전세가율은 2023년 78.2%, 2024년 75.5%에서 지난해 73.7%로 하락했다. 이는 HUG의 보증보험 가입 요건인 90%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깡통 전세'의 위험에서 상당 부분 벗어났음을 시사한다.

이를 두고 HUG가 2023년 5월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기준을 강화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HUG는 2023년 5월부터 보증 가입 기준(부채비율)을 100%에서 90%로 강화했는데, 이로 인해 고위험군의 보증 만기 도래 금액이 크게 감소했다는 의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