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대규모 유혈 사태로 번지면서 사망자가 60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외교적 해법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군사 개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이란과 국제사회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12일(현지시간) 시위 16일째까지 시위대 사망자가 최소 648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8세 미만도 9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IHR은 직접 확인되거나 두 개 이상의 독립 기관을 통해 검증된 사례만 집계한 수치라며 "일부 추산에 따르면 6000명 이상이 숨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의 시신에서는 근접 조준 사격 흔적이 발견돼, 즉결 처형에 가까운 보복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수도 테헤란 인근에서는 체포 직후 사형 선고를 받은 사례도 보고됐다.
이와 동시에 외교 채널도 가동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최근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연락을 취했으며, 대면 협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란이 미국의 직접 개입 전에 시간을 벌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라그치 장관은 아랍 유력 매체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위협이나 명령이 없다면 핵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핵 개발을 자제하는 대신 제재 완화와 군사적 압박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백악관 측은 외교적 해법을 최우선으로 하되 군사적 해법 역시 선택지 중 하나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공습 역시 최고 군 통수권자가 선택할 수 있는 많은 옵션 중 하나이며, 외교는 항상 대통령의 첫 번째 선택"이라고 말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타격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과 함께, 이란 내부 상황과 참모진 논의에 따라 외교로 선회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추가 제재, 사이버 공격, 여론전 지원, 군사 타격 등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현지 인권단체들의 보고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란 31개 주 585개 지역에서 시위가 이어졌고, 민간인과 군경을 합쳐 최소 54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추가로 보고된 사망 사례 579건의 진위도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HRANA는 테헤란과 인근 지역 법의학 시설에 다수의 시신이 안치됐다는 영상과 정보가 확산하고 있으며 일부 분석에서는 시신이 최대 250구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도 시신이 쌓인 대형 창고를 촬영해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이란의 시위는 경제난이 직접적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란은 핵 개발을 둘러싼 국제 제재와 통화 가치 폭락, 최근 이스라엘과의 충돌 여파가 겹치며 심각한 물가 상승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는 미국과의 모든 거래에 25%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며 즉각적인 고율 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한편 이란 지도부는 대외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친정부 집회를 소개하며 "미국 정치인들에게 기만적인 행태를 중단하라는 경고"라고 주장했다. 개혁 성향으로 분류돼 온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역시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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