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K스토아]
4050 패션 플랫폼 ‘퀸잇’ 운영사 라포랩스가 데이터홈쇼핑 1위 업체 SK스토아를 전격 인수했다. 정부의 승인 심사가 남은 상황에서 노동조합의 강경한 반발이 최종 인수 성사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라포랩스는 지난 24일 SK텔레콤과 SK스토아·미디어S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미디어S는 케이블채널 ‘채널S’를 운영하는 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다. 인수금액은 약 1100억원으로 알려졌다.
라포랩스는 보유 현금·현금성 자산 약 650억원과 벤처캐피털(VC) 투자자 신규 투자 700억원을 기반으로 인수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VC 투자 금액 중 540억원은 이미 확보된 상태다.
라포랩스는 퀸잇을 통해 축적한 4050 고객 데이터에 SK스토아의 상품기획 노하우를 결합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다지고 히트 상품 발굴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모바일에서 반응이 좋은 숏폼·코디 콘텐츠를 강화하고, TV와 모바일을 연계한 동시 판매 체계를 구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라포랩스는 SK스토아 인수 이후 기존 법인을 유지, 별도 존속·독립 경영 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중소 셀러 판로 확대, 마케팅·콘텐츠 역량 공유 등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영역을 중심으로 단계적 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홈쇼핑업계에서 경영권이 포함된 인수합병(M&A)이 성사된 것은 2007년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 이후 18년 만이다. 이번 M&A는 업력 5년 차의 버티컬 플랫폼이 거대 유통망을 보유한 SK계열사를 품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라포랩스의 재무 구조가 SK스토아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육각–초록마을’ 사례처럼 적자를 반복해 온 기업의 무리한 확장 시도가 또다시 시장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육각은 초록마을 인수 당시 900억원의 인수대금 중 370억원을 차입금으로 조달했다. 인수 전부터 손실 규모가 커지던 가운데 실적 개선에 실패해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라포랩스와 SK스토아의 체급 차이도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SK스토아는 지난해 매출 3023억원·영업이익 약 70억원으로 데이터홈쇼핑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라포랩스는 같은 기간 매출 570억원에 그쳤고, 당기순손실 84억원을 기록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따른 판관비가 662억원에 달해 매출을 넘어섰다. 누적 결손금은 580억원대에 이른다.
SK브로드밴드노조 SK스토아지부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번 매각을 “건실한 기업을 부실 기업에 넘기는 위험한 도박”으로 규정하고, 다음 달 8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후 노조는 국회 앞 1인 시위는 물론 총파업 집회까지 강행하며 정부에 매각 승인 불허를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승인 심사 역시 난관이다. 홈쇼핑은 허가 산업으로, 대주주가 변경될 경우 방미통위의 최다액출자자 변경 신청 승인을 얻어야 한다. 방미통위는 60일내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방미통위는 방송법 시행령에 따라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 △시청자 권익 보호 △사회적 신용·재정적 능력을 핵심 지표로 들여다본다. 방미통위가 현재 출범 초기임을 고려하면 빨라도 내년 2~3월이 돼야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SK스토아의 사업권 재승인 심사에 대주주 변경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의 혁신성은 높게 평가받을 수 있으나, 방송법이 요구하는 엄격한 재무 건전성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노조와의 갈등 해결과 정부 승인 여부가 이번 딜의 최종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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