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영철버거' 故 이영철 기린다…장학금 조성·장례비 전액 지원

  • 김동원 총장 "1000원으로 학생들 끼니 책임"…캠퍼스 내 기념패 설치

영철버거 사장 故 이영철씨 빈소 사진연합뉴스
'영철버거' 사장 故 이영철씨 빈소. [사진=연합뉴스]

고려대학교가 학교 앞 명물로 20년 넘게 사랑받아 온 ‘영철버거’의 운영자 고(故) 이영철 씨를 기리기 위해 장학금을 조성한다. 학교 측은 고인의 장례 비용 전액을 부담하고, 기념패 설치 등 추모 사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14일 오후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이영철 사장님은 지난 수십 년간 고려대 학생들에게 큰 사랑을 베푸신 분"이라며 "1000원짜리 햄버거로 시작해 형편이 어려운 시절 학생들의 끼니를 책임졌고, 이후에는 매년 장학금까지 기부해 오셨다"고 추모했다.

김 총장은 "고인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가 현재 교수로 재직 중인 동문들도 여럿 있으며, 그 영향을 받은 교수 역시 적지 않다"며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학교는 장례비 전액을 지원하고 '영철버거 장학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우들의 기부에 학교가 매칭 펀드 형식으로 참여하고, 기념패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인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영철버거'를 고려대의 상징적 공간으로 키워낸 고인은 폐암 투병 끝에 지난 13일 향년 57세로 별세했다. 그는 2000년 고려대 앞에서 손수레 노점상으로 1000원짜리 햄버거 장사를 시작해, 한때 전국에 수십 곳의 가맹점을 둘 정도로 사업을 확장했다.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햄버거 가격을 올리지 않았고, 매년 2000만원씩 장학금을 기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가게는 2015년 재정난으로 한 차례 문을 닫았으나, 고려대 학생 2500여명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6800여만원을 모으며 재개업에 나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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