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꺾인 韓 자동차 수출...2026년 수출 전망도 '경고음'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반도체와 함께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자동차 산업에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인상, 중국의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경쟁 격화에 더해 내년에는 주요국들의 경제 성장 둔화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점을 찍은 자동차 수출이 하락사이클로 돌아서면서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올해 연간 자동차 수출 물량을 271만∼272만대로 추정했다. 지난해 수출 물량인 278만2612대보다 2.3∼2.6% 가량 감소한 수치다. 현재(1~10월) 누적 수출 물량은 225만4777대로, 남은 11~12월 수출물량을 약 45만~46대로 KAMA는 추정했다.
 
연간 자동차 수출량이 줄어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터졌던 2020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 자동차 수출은 2019년 240만1382대에서 2020년 188만6683대로 감소한 이후 2021년(204만572대), 2022년(230만333대), 2023년(276만6271대) 등 매년 성장세를 유지했다.

올해 수출 상승세가 꺾인 이유는 지난 4월 미국의 수입차 관세 정책으로 한국의 최대 자동차 수출국인 미국의 선적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1~10월) 대미 자동차 수출은 110만7460대로 전년동기(9만5092대) 대비 7.9% 줄었다. 유럽(31만6351대·7.7%↑), 중남미(10만7542대·13.6%↑), 아프리카(2만9110대·25.5%↑) 등 타국가 수출이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문제는 2026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영국 유력 경제매거진 이코노미스트는 '2026년 세계대전망'을 통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여파로 내년 세계 무역 증가율이 2% 미만에 그치고, 미국·영국·중국 등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자동차 같은 고부가가치 소비재 구매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영국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내년 미국 승용차와 소형 상용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0.7% 감소한 1506만대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피즘'이 심화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년부터 본격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 연간 63만~64만대를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올해 준공한 조지아주 HMGMA 공장이 정상가동되면 국내 생산 물량이 급감할 전망이다. HMGMA의 현재 가동률은 68.1%(3분기 기준) 수준으로, 회사 측은 생산캐파를 기존 30만대에서 50만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미중 무역마찰이 격화되면서 미국에서 밀려난 중국의 저가 전기차가 유럽과 동남아, 중동 등으로 대거 유입되는 것도 국내 자동차 수출 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산업연구원은 2026년 경제산업전망 리포트에서 "미국의 자동차 품목관세가 15%로 확정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특히 미국 비중이 높은 자동차 수출 환경에는 매우 부정적"이라며 "내년에는 선진국 경기둔화로 재정·통화 정책 리스크가 크고 환경정책 축소로 전기차 성장 정체가 예상되기 때문에 자동차 수출이 전반적으로 둔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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