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 리포트] 찬바람 불면 힘나는 SPC…호빵·베이커리 타고 '겨울 상승 사이클' 진입

  • 겨울만 되면 오르는 실적…4분기마다 상승 패턴 반복

  • '계절 특수' 극대화 연말 전략…수출 확장 체질 개선도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해 연말 시즌에 접어들면 SPC삼립의 실적 그래프는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린다. 최근 5년간 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SPC삼립은 모든 해에서 4분기 매출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계절적 요인이 뚜렷하게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 제품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가 겨울철 수요 증가와 맞물리면서 ‘4분기 강세’가 구조적으로 굳어진 모습이다.

SPC삼립의 지난해 실적 흐름만 보더라도 계절성이 선명하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PC삼립의 2024년 매출은 1분기 8306억원에서 2분기 8494억원으로 상승한 뒤 3분기 8452억원으로 소폭 주춤하는 듯했지만 4분기 9026억원으로 급증했다. 2023년(8771억원), 2022년(8913억원), 2021년(8331억원) 역시 모두 4분기 매출이 해당 연도 중 가장 높았다. 최근 5년 내내 겨울이 오면 실적이 뛰는 패턴이 일관되게 반복돼 온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공장 가동률 데이터와도 맞물린다. SPC삼립 6개 생산공장의 2024년 평균 가동률은 1~3분기 내내 60% 안팎에서 움직였지만 4분기 61.5%까지 올라섰다. 특히 시화센터 가동률은 4분기 68%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세종센터 역시 77.4%까지 치솟았다.
 
호빵이 견인하는 겨울 성수기…신제품·프리미엄 라인업 총집결
28일 오전 서울 강동구 GS더프레시 명일점에서 모델들이 SPC삼립의 2025 시즌 삼립호빵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28 사진SPC삼립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강동구 GS더프레시 명일점에서 모델들이 SPC삼립 2025 시즌 '삼립호빵'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28 [사진=SPC삼립]

그 배경에는 겨울철에 특화된 SPC삼립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 따뜻한 제빵류·간편식 수요가 폭증하면서 호빵·만두·찐빵류는 물론 파이·브레드류, 시즌 한정 디저트 판매가 크게 늘어난다. 주력 제품 대부분이 겨울 효용이 높은 만큼 소비가 계절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생산라인 가동률과 매출 그래프가 4분기에 동시에 상승하는 흐름이 반복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SPC삼립은 지난 10월 호빵 시즌을 맞아 신제품 14종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단팥·야채 등 전통 스테디셀러부터 말차라떼, 소금우유, 춘천식 닭갈비볶음밥 등 이색 조합까지 구성했다. 특히 처음 선보인 ‘1입 포장 호빵’은 올해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전자레인지에 봉지째 데울 수 있는 ‘호찜팩’을 적용해 간편성을 극대화한 제품이며 1인 가구·혼밥 트렌드를 공략했다는 설명이다.

창립 80주년을 기념한 프리미엄 호빵 2종도 출시했다. 전통 원료 감주·흑당에 현대 제빵 기술을 더한 제품으로 찜기에 조리하면 더욱 깊고 촉촉한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1960~1970년대 초기 호빵 제조 방식에서 착안한 반죽 공정과 재료 배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으로 SPC의 호빵 헤리티지를 강조한 ‘기념 라인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MZ 공략·컬래버 확대…무신사 팝업부터 포켓몬 케이크까지
SPC삼립의 기업 간 거래B2B 푸드 솔루션 ‘얌’ 홈페이지 사진SPC삼립
SPC삼립의 기업 간 거래(B2B) 푸드 솔루션 ‘얌’ 홈페이지 [사진=SPC삼립]

SPC삼립은 연말을 맞아 젊은 층을 타깃으로 브랜드 캠페인도 강화하고 있다. 11월에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협업해 성수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대형 호빵 찜기를 형상화한 체험 공간과 굿즈·갓챠 이벤트 등을 마련해 MZ세대 유입을 끌어냈다. 

연말 디저트 시장을 겨냥한 컬래버레이션 제품 역시 확대 중이다. 포켓몬코리아와 함께 출시한 ‘피카츄 초코바나나 몬스터볼 케이크’는 케이크 상단 몬스터볼을 깨면 피카츄 케이크가 등장하는 ‘놀이형 디저트’로 구성돼 SNS 인증 수요를 겨냥했다. 

SPC삼립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자영업자·베이커리 운영자를 위한 기업 간 거래(B2B) 푸드 솔루션 브랜드 ‘얌(yaam)’ 홈페이지도 전면 개편했다. 메뉴 개발 노하우, 특가 행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을 개선하고 인기 상품 카테고리를 신설하는 등 연말 외식 수요에 맞춰 채널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겨울이 SPC의 진짜 성수기”…4분기 ‘상승 사이클’ 반복될까
SPC삼립 ‘피카츄의 초코바나나 몬스터볼 케이크’ [사진=SPC삼립]
SPC삼립 ‘피카츄의 초코바나나 몬스터볼 케이크’ [사진=SPC삼립]

올해 4분기는 현재 진행 중이지만 제품 출시·마케팅·생산 계획 등 주요 전략이 모두 연말에 집중돼 있어 예년과 비슷한 계절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호빵·베이커리 등 계절 제품의 비중이 큰 만큼 겨울 성수기 의존도를 어떻게 분산할지는 향후 과제로 지적된다. 계절 효과 외에도 생산 효율성, 공급 체계 안정성, 비(非)계절 제품 경쟁력 강화 등이 함께 요구된다는 의미다.

해외 사업 확대도 이러한 흐름을 보완하는 해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SPC삼립은 삼립호빵을 미국·캐나다·호주 등 2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H마트 등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해 지난해 호빵 수출액이 전년 대비 40% 늘었다. 회사 측은 올해 판매처 다변화가 더해지면서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빵 외에도 약과·생크림 빵 등 SPC삼립의 수출 품목은 약 250종에 달한다. 수출 국가는 61개국이며 미국 코스트코 200개 매장과 일본 돈키호테 620개 매장, 중동 카르푸 등 주요 유통망을 통해 판매처를 넓히고 있다. 해외 유통 채널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제품군 전반의 해외 매출 기반도 점차 탄탄해지는 흐름이다.

SPC삼립 관계자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안전한 생산 환경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원·부자재 공급처를 확대하고 품목 운영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해외 판매 확대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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