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 투다리, '동네술집' 이미지 벗고 북미 향한다

  • 서산 공장 기반 자체 생산 체계 갖춰

  • 중국·태국 이어 내년 북미 공략 시동

비즈니스 전략 발표하는 이문규 투다리 체인사업본부 총괄이사 사진투다리
비즈니스 전략 발표하는 이문규 투다리 체인사업본부 총괄이사 [사진=투다리]

'동네술집'으로 오랜 시간 사랑 받아온 국민 외식 브랜드 투다리가 창립 40주년을 앞두고 글로벌 종합외식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투다리는 19일 충남 서산 식품공장에서 '공장 팸투어 및 비즈니스 비전 발표'를 열고 해외 진출 전략과 제조 경쟁력 강화 계획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이문규 지원사업본부 총괄 이사는 투다리가 단순 주점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메뉴 개발부터 원재료 관리·식품 제조·유통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갖춘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문규 이사는 "투다리는 맛의 일관성과 위생 관리, 점포 간 품질 차이를 줄이기 위해 1989년부터 공장을 운영해 왔다"며 "이 제조 기반이 투다리가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핵심"이라고 말했다.

투다리는 과거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 왔다. 기존 9~10평 규모 소형 점포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밝은 분위기의 30평 이상 대형 매장을 확대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비하고 있다. 이러한 대형 평형 매장은 기존 소형 점포보다 매출이 5~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모델 기용과 SNS 홍보 등을 통해 MZ세대 접점도 넓히고 있다. 투다리는 현재 국내에 약 1300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2030년까지 점포 수를 1600개까지 확대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투다리 서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가정간편식 제품들 사진김현아 기자
투다리 서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가정간편식 제품들 [사진=김현아 기자]

해외 사업도 속도를 낸다. 투다리는 현재 중국과 태국에서 브랜드 운영과 제품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북미 시장에 도전한다. 지난달 캐나다 업체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올해 안에 캐나다 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밴쿠버 1호점을 낼 계획이다. 미국에서도 상표권과 특허 등록 절차를 밟으며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진출 시 초기 론칭 지역은 LA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이사는 "중국과 태국에서 쌓은 운영 경험이 북미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한국식 메뉴를 기반으로 시작하되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는 맞춤 메뉴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공장 투어에서는 투다리가 '제조 기반을 갖춘 외식기업'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서산 공장은 꼬치·튀김류를 생산하는 1공장, 국·탕류·레토르트 제품을 만드는 2공장, 김치류를 담당하는 3공장으로 구성돼 대부분의 메뉴를 자체 생산한다.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투다리의 핵심 메뉴를 책임지는 1공장이었다. '꼬지말이실'이라는 푯말이 붙은 작업장에서는 작업자들이 닭산적·팽이버섯말이 등 꼬치류를 손으로 빠르게 꿰고 있었다. 한 명이 한 시간에 약 170~200개를 완성하는 속도다. 완성된 제품 포장 용기에는 작업자 이름이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불량 발생 시 즉시 추적 가능한 '책임 생산' 체계를 적용해 품질 편차를 낮췄다는 설명이다.
 
투다리 서산 공장 자동 꼬치구이 기계 사진투다리
투다리 서산 공장 자동 꼬치구이 기계 [사진=투다리]

꼬치 조리의 표준화를 위한 전용 설비도 눈길을 끌었다. 집게가 달린 레일이 화구 옆을 따라 움직이는 구조로, 작업자가 꼬치를 집게에 끼우기만 하면 레일이 불 옆을 지나며 꼬치를 자동으로 익히는 설비였다. 매장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구이 공정을 공장에서 미리 표준화한 셈이다. 이 설비는 투다리 창업주인 고(故) 김진학 회장이 해외 기술을 참고해 직접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 라인에서는 어묵·완자 등 가공식품 생산과 대표 메뉴 '투다리 김치우동'의 합포장 공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우동장·어묵장 등 매장에서 사용하는 소스의 70~80% 역시 이곳에서 자체 생산해 납품한다. 2공장 관계자는 "공장을 운영한 지 30년 가까이 되면서 소스 노하우도 함께 쌓였다"며 "이 덕분에 프랜차이즈여도 맛집에 버금가는 맛을 꾸준히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투다리가 제조-유통-가맹관리를 모두 직접 맡는 방식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맛과 품질을 균질하게 유지하려는 전략이 있다. 제조 단계부터 통제해야 점포 간 편차를 최소화할 수 있고, 신제품 개발이나 해외 확장에도 동일한 품질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재필 투다리 서산공장 공장장은 "서산 공장은 투다리 맛의 기준을 만드는 곳"이라며 "해외 확장 속도가 빨라질수록 자체 생산 체계의 중요성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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