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8월부터 본격 발효된 여파에 3분기 주요국들의 경제가 일제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가 글로벌 공급망과 주요 수출 시장을 압박하면서 세계 경제 전반에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발표된 스위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5% 감소했다. 이는 블룸버그 예상치(0.1% 감소)보다 한층 악화한 것으로, 2023년 2분기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39%에 달하는 미국의 상호관세로 인해 시계·초콜릿 등 주요 품목 수출이 급감하며 수출 중심 경제인 스위스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같은 날 발표된 일본 3분기 GDP 역시 전 분기 대비 0.4% 감소해, 작년 1분기 이후 6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수출이 1.2% 감소했는데, 올해 초 증가세를 보이던 자동차 수출이 급감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일본 NHK는 "미국의 관세 조치로 수출이 감소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 부과를 선언했지만 협상 지연으로 시행을 미뤄오다 지난 8월 7일부터 이를 전면 시행했다. 이에 따라 3분기 경제지표에 관세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이 둔화되면서 각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되었다며 "관세로 인해 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협상을 통해 관세를 상당 부분 유예한 중국 역시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14일 발표된 중국의 10월 산업생산과 소비 모두 증가율이 작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출도 1% 이상 감소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관세 인상을 발표한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특히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25% 급감했다. 아울러 중국의 올해 건물·장비 투자 지출은 1.7% 감소해 전례 없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EU·동남아시아 등 대체 시장에서도 수요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수출은 영원히 성장할 수 없다. 이는 미국 때문만은 아니고 세계 경제 자체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최근 미국이 한국을 비롯해 중국, 스위스 등과 무역 합의를 이루며 일부 관세가 낮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악시오스는 올해만큼의 충격은 아니더라도 고관세 환경이 지속되는 한 세계 경제는 계속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가 내년까지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상호관세는 현재 연방대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존폐 여부에 몰렸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 이외에도 각종 품목별 관세를 실행하며 관세 압박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월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성장률이 지난해(3.3%)보다 낮은 3.2%, 내년은 2.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지난달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3.2%로 하락하고, 2026년에는 3.1%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세계 경제는 2025년 상반기에 예상보다 더 회복력이 있었지만, 더 높은 무역 장벽과 지정학적 및 정책적 불확실성이 경제 활동을 계속 억누르고 있어 하방 위험을 크게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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