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에 건설업계 '흔들'…분양가 급등도 초읽기

서울 강남구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강남구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1460원대를 기록하는 등 고환율 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업계가 원자재와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원가 상승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원자잿값 급등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이 공기 지연과 분양가 인상 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의 야간 거래 종가는 1461.5원을 기록해, 4월 9일(1472.0원)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자재 조달 비용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불안도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건설업의 경우, 완제품 수입 비중은 크지 않지만, 자재 원재료의 수입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아 환율 상승이 직간접적 비용 증가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환율 환경이 건설업 이외 산업의 비용 상승을 불러오면서, 수입 건설 중간재 등의 가격이 상승하는 등 2차적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건설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 국내 수입 건설용 중간재 제품의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수입 생산재 물가지수도 동일하게 3.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환율이 전반적으로 증가해 수입 가격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향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며 해외 자재 의존도가 높은 건설현장의 부담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수입 건설 원자재의 경우 공급 계약 대부분이 반기나 1년 단위로 진행되는데, 고환율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본격적으로 공사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환율이 전체 건설업황 부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건설업의 BSI는 91.3으로 다른 업종 중에서도 특히 상대적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자재비 급등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원가 압력, 민간·공공 발주 지연 등이 건설업계 침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사비 인상과 이로 인한 사업 지연으로 향후 서울 등 고분양가 지역의 분양가가 다시 한 번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 이후 연도별·시도별 공동주택 평균 분양가 내역’에 따르면 서울 지역 공동주택의 3.3㎡(평)당 평균 분양가는 2022년 2983만원에서 2025년 4829만원으로 62%나 급등했다. 경기도 역시 같은 기간 1720만원에서 2365만원으로 38% 가량 상승했다. 공사비 상승이 분양가 인상을 견인한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A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 고환율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고환율 환경에 대비한 자재 수입처 다각화와 금융 유동성 확충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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