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오동운 공수처장 이번 주 피의자 소환…'은폐·방해 의혹' 수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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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해병대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이번 주 중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공수처 내부에서 순직해병 사건 수사 방해 정황이 포착되면서 수사선이 공수처 지휘부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민영 순직해병특검팀 특별검사보는 27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공수처장과 차장 직무를 대행했던 전직 부장검사 2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했다”며 “이번 주 중 오동운 처장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최근 공수처 내부 메신저 기록과 참고인 진술을 통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된 내부 개입 정황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 김선규 전 수사1부장검사와 송창진 전 수사2부장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각각 공수처장·차장 직무를 대리하며 순직해병 관련 사건 처리를 지휘했다.

이로써 특검에 입건된 공수처 관계자는 오 처장을 포함해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오동운 처장(직무유기) △이재승 차장(직무유기) △김선규 전 부장검사(직권남용) △송창진 전 부장검사(직권남용·국회증언감정법 위반) △박석일 전 부장검사(직무유기) 등이다.

특검팀은 공수처 내부 의혹을 △송 전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공수처 수뇌부의 ‘제 식구 감싸기’ 의혹 △수사 방해 정황 등 세 갈래로 나눠 수사 중이다.

특검은 김 전 부장검사가 지난해 총선 이전 관련자 소환을 막고, 순직해병특검법 국회 통과를 앞두고는 “거부권 명분이 필요하다”며 수사 개입을 시도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송 전 부장검사 역시 공수처 차장 직무대리로 재직하며 통신영장 청구를 반대하고, 회의석상에서 “수사외압 의혹은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결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에 연루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진술했다가 허위 발언 논란이 일며 위증 혐의로 국회에 고발됐다. 그는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이 전 대표의 변호인으로 활동한 사실도 있다.

당시 해당 사건을 배당받은 박석일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법상 대검찰청 통보 의무에도 불구하고 “송 전 부장검사에게 죄가 없다”는 보고서를 작성해 논란이 됐다. 공수처법 제25조 1항은 공수처 검사의 범죄 혐의를 인지하면 대검에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특검은 오 처장과 이 차장이 이 사건을 묵인하거나 지연시켜 결과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정 특검보는 “박석일 전 부장검사 조사를 이날 진행 중이며, 이재승 차장 조사는 28일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해병대원 순직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속 후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정 특검보는 “임 전 사단장이 제출한 휴대전화의 포렌식 선별 작업을 진행 중이며, 구속 상태에서 추가 조사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범인도피(‘런종섭’) 의혹 조사를 마무리한 뒤, 순직해병 수사외압과 도피 의혹의 최정점으로 지목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계획이다. 정 특검보는 “범인도피 관련 남은 조사까지 마친 뒤 외압 의혹과 함께 한 차례에 조사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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