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몰린 金테크 제동 걸리나… 금값 하루 사이 5%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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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국제 금값이 하루 만에 5% 넘게 급락하며 12년 만의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금 가격은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지만, 단기 차익실현 물량과 달러 강세, 주식시장 호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급격히 되돌림이 발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금 거래대금(21일 기준)은 13조91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배 급증했다. '금테크' 열풍 속에 ACE KRX금현물 ETF는 지난 한 달간 3856억원이 유입되며 ETF 전체 순자산 증가 상위권에 올랐고,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앞서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5.2% 하락한 온스당 4082달러까지 밀렸다. 이는 2013년 이후 하루 기준 최대 하락폭이다. 직전 거래일 고점(4382달러)과 비교하면 단숨에 300달러 넘게 빠진 셈이다.
 
이 같은 급락은 단기 과열을 보이던 국내 금 투자 시장에도 즉각적인 충격으로 이어졌다.
 
‘ACE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장중 13.3% 급락했고, △TIGER KRX금현물(-7.07%) △ACE KRX금현물(-6.78%) △KODEX 금액티브(-6.38%) 등 주요 금 ETF들도 동반 하락했다. 대표적 금 ETF인 미국 SPDR 골드 셰어즈(GLD)도 6% 넘게 빠졌다.
 
국내 금 현물 상황은 더 심각했다. 22일 KRX 금시장에서 순금(99.99%) 1㎏당 가격은 20만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4.27% 하락했다. 지난 15일 23만920원 고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3% 넘게 떨어졌다. 이는 국제 금값 하락 외에도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해소 영향이 컸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금값 조정이 단기 기술적 조정인지, 중장기 추세 전환의 신호탄인지에 대해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급락에도 불구하고 금의 중장기 상승세는 유효하다”며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환,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중앙은행의 매수세 지속 등이 향후 금값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NG, 스탠다드차타드 등 주요 해외 IB들도 중앙은행 매입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달러 약세 전환 시점에 금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며 기술적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수키 쿠퍼 스탠다드차타드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정은 과열 해소 과정에 불과하며, 금 시장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경계감을 늦춰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글로벌 IB 씨티그룹은 금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며 “금값은 당분간 4000달러선에서 횡보하거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AT글로벌 마켓의 닉 트위데일은 “기술적 지지선인 4000달러가 붕괴될 경우 대규모 투매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정은 은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물 은 가격은 온스당 48.49달러로 급락하며 2021년 2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올해 들어 은 가격은 73% 오르며 금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으나, 조정장에서는 함께 약세를 나타냈다.
 
국내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대목은 ‘김치 프리미엄’ 리스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제 가격 대비 과도한 프리미엄이 형성된 금 현물 시장은 가격 하락 시 더 큰 폭으로 조정될 수 있다”며 “ETF를 통한 간접투자와 프리미엄 수준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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