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률, 17개월 연속 하락세…'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록

  • 제조업·건설업 부진 여파…쉬었음 인구 증가로 이어져

 정부가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 추진 방안을 발표한 지난달  10일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취업 게시판 앞으로 학생이 지나고 있다
정부가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 추진 방안을 발표한 지난달 10일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취업 게시판 앞으로 학생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년층 고용률 하락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을 보이고 있다. 이번 고용률 하락세는 일시적인 외부 충격이 아닌 양질 일자리 부족, 경력직 위주 채용 기조 등 내부 요인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은 45.1%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전년 동기 대비 흐름으로 보면 17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약 16년 만에 최장 기록이다. 당시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경기 부진 등 여파로 청년층 고용률은 2005년 9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51개월간 하락했다.

최근 청년 고용이 부진한 주된 원인으로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지목된다. 임금과 고용 안정성이 양호하다고 평가되는 제조업과 건설업이 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이 취업문을 좁히고 청년의 구직 의욕도 떨어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9월 제조업 취업자는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 등 여파로 6만1000명 줄었고 건설업 취업자도 8만4000명 감소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는 각각 15개월, 17개월 연속 감소세다. 여기에 채용 기조가 신입 공채에서 경력직 위주로 변한 점도 청년층 고용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다 지친 청년이 고용시장에서 이탈해 구직활동도 일도 하지 않는 '쉬었음' 계층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쉬었음 인구는 지난 2월 50만4000명을 기록했다.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40만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현상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년 창업 역시 신통치 않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사업체를 운영 중인 30세 미만 청년 사업자는 35만4672명(월평균)으로 1년 전보다 2만6247명 감소했다. 2017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정부도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청년층 고용시장 개선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기획재정부는 청년층 고용을 위한 사다리를 다시 세우는 사회 이동성 개선 방안을 발표했지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정국이 혼란해지며 정책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도 아직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재명 정부는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지만 예산은 산불 등 재해 극복이나 통상 갈등, 경기 부양과 내수 회복에 집중 투입됐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도 일부 담겼지만 청년 고용 상황에 맞춘 맞춤형 대책은 눈에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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