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PO 시장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4분기는 해가 넘어가기 전에 상장을 마무리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높아 전통적으로 IPO 성수기로 여겨진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활황인 가운데 IPO 시장에도 온기가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하반기 제도 개편의 효과 역시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분기 IPO 시장의 첫 주자는 인공지능(AI) 경량화 기술 기업 노타다. 노타는 지난 14일 시작한 기관투자자 대상의 수요예측을 20일에 마치고 23일부터 24일까지 공모청약을 진행하며 스타트를 끊을 예정이다. 공모 규모는 공모가 희망범위 기준 222억~265억원이다.
뒤를 이어 신뢰성 환경시험 장비 기업 이노테크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16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 후 다다음주 초인 27~28일 동안 공모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예상 공모 규모는 227억~259억원이다. 세나테크놀로지, 큐리오시스도 이달 중 수요예측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된 IPO제도 개편의 효과도 본격적으로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부터 새롭게 적용된 IPO제도는 '의무보유 확약 우선배정제도'를 포함한다. 새로운 제도에 대한 부담감으로 기업들이 상장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실제 적용된 사례는 8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에스투더블유, 명인제약 두 곳에 그친 상황이다.
'의무보유 확약 우선배정제도'는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가 기관 투자자 배정 물량의 일정분 이상을 의무보유 확약 기관에 우선배정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만약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40%에 미달할 경우에는 주관사가 상한금액 30억원 내에서 공모물량의 1%를 인수해 6개월 동안 의무 보유해야 한다. 우선 배정 물량의 비중은 현행 30%에서 2026년부터는 40% 이상으로 순차적으로 확대된다.
이는 의무보유 확약 비중을 늘려 상장 직후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주가 하방 압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기관투자자가 수요예측에 신중해지면서 공모자금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투자자친화적인 공모구조로 IPO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나온다. 명인제약도 낮은 공모가로 흥행한 사례로 꼽힌다. 명인제약은 상장 당일인 지난 1일 공모가 대비 110.17% 상승한 가격에 장을 마치며 '따블'에 성공했고 지난 17일 기준 공모가 대비 57.24%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상장 종목 중 삼양컴텍(48.4%), 에스엔시스(27.4%), 아이티켐(23.8%), 에스투더블유(22.9%) 등 높은 의무보유확약 비율을 기록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시가 수익률이 높았다"며 "공모규모가 큰 종목도 있었지만, 7월 이후 공모주 의무보유확약 비율 강화 제도 개편의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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