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③ 경쟁과 우정, 성장과 열정…극장판 <달려라 하니>의 새로운 도전

애니메이션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 제작진 송원형 기획프로듀서왼쪽와 허정수 감독오른쪽 사진플레이칸
애니메이션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 제작진 송원형 기획프로듀서(왼쪽)와 허정수 감독(오른쪽) [사진=플레이칸]

1985년 이진주 작가가 만화잡지 '보물섬'에 연재하고 1988년 TV로 방영된 국내 애니메이션 시리즈 '달려라 하니'는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전설의 작품이다. 

'달려라 하니' 캐릭터를 기반으로 제작된 첫 극장판 애니메이션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가 개봉했다. 이번 작품은 청소년 성장 드라마와 스포츠 액션을 결합한 스토리를 담았다. 전국 육상 스타 나애리와 전 금메달리스트 하니, 그리고 떠오르는 신예 주나비가 도심 골목에서 펼치는 ‘스트릿 런’ 이벤트 경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경쟁과 우정, 노력과 성장의 메시지가 동시에 담긴 이번 작품은 원작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극장판만의 차별화된 재미를 추구했다.

송원형 PD는 개봉 소감에 대해 “이런 큰 작품을 만들 기회를 얻은 것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다. 40년 된 하니 캐릭터로 우리 회사 첫 극장판을 선보이게 된 것도 의미가 크다. 20년 이상 프로듀서로 일하면서 늘 마음속에 ‘극장판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그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 순간이라 감회가 남다르다. 물론 부담감도 컸다. 기대가 큰 작품이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허정수 감독은 부담감에 대해 “관객과 언론의 기대치가 워낙 높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시선 속에서, 단순히 재미만 있는 작품이 아니라 깊이 있는 작품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었다. 영화가 단순한 어린이용 작품이라는 범주를 넘어, 청소년 성장 드라마로서의 의미와 스포츠적 가치를 동시에 담아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 기획과 관련해 허 감독은 “애니메이션 원작의 매력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극장판만의 차별점을 만들고 싶었다. 원작에서 흥미로운 요소는 많지만, 특히 ‘청소년들의 성장과 경쟁, 우정’이라는 드라마적 강점을 극대화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홍대 골목을 걸으면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고 ‘이 달리기를 극적으로 표현하면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 순간이 극장판 아이디어의 시발점이었다. 원작에서의 캐릭터와 설정을 존중하면서도, 극장판에서만 가능한 액션과 감정선을 어떻게 보여줄지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애니메이션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 속 장면 사진 뉴NEW·플레이칸
애니메이션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 속 장면 [사진= 뉴(NEW)·플레이칸]

캐릭터 설정과 스토리 전개에 대해서 송PD는 “원작에서는 일부 캐릭터가 단순히 악역으로 나오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캐릭터의 시점을 살려 입체적으로 묘사했다. 나애리는 단순한 라이벌이 아니라 성장 과정 속에서 하니와 팀을 이루는 과정을 통해 드라마적 재미를 강화했다. 캐릭터별 개성과 행동 동기를 세밀하게 조정해, 관객이 캐릭터의 성장과 갈등을 보다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PPL을 적극 활용했다. 허 감독은 “트립닷컴, 두찜 등 실제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단순 광고가 아니라 작품 속 현실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도구로 활용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송 PD는 “PPL을 넣으면서 가장 큰 과제는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녹이는 것이었다. 실제 홍대 거리 느낌을 살리면서 관객이 위화감 없이 브랜드를 인식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PPL 장면이 작품의 흐름과 어긋나지 않도록 연출과 컷 배치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캐릭터 설정과 ‘스트릿 런’ 선택 이유에 대해 허 감독은 “육상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실제 트랙 경기는 다소 단조로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만화적 과장과 액션을 살릴 수 있는 ‘스트릿 런’이라는 경기 방식을 선택했다. 관객이 몰입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액션 씬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송PD는 “주나비 캐릭터는 나애리와 하니의 성향을 합쳐 만든 결과물이다. 단순히 악역이 아니라 극적 재미를 끌어내는 핵심 캐릭터로 설계했다. 캐릭터가 성장하고 자신의 역할을 깨닫는 과정을 통해 스토리와 액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액션씬 연출에서 허 감독은 “배경을 3D로 제작하고 캐릭터의 움직임과 음악을 밀착시켜 몰입감을 높였다. 정적인 장면보다는 역동적이고 리듬감 있는 장면을 만들고 싶었다. 달리기 장면에서는 속도감과 긴장감을 위해 카메라 앵글과 컷 배치를 세심하게 조율했다. 관객이 캐릭터와 함께 달리는 듯한 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전했다.

캐릭터별 애착과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감정에 대해 송 PD는 “개인적으로 주나비에게 큰 애착이 있다. 캐릭터가 성장하고 자신의 역할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 관객에게 재미와 몰입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저는 나애리 캐릭터가 가장 마음에 든다. 관객이 영화가 끝난 후에도 ‘노력과 성장, 응원의 가치’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캐릭터의 감정선과 행동이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되도록 세심히 조정했다”고 말했다.

청소년 성장 드라마로서 경쟁과 우정, 스포츠적 가치는 송PD는 “열정, 협동, 끈기 같은 가치는 언제나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캐릭터들이 경쟁하고 성장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이러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달리기를 통해 표현된 노력과 열정의 이야기가 관객에게도 ‘나도 달려보고 싶다’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길 바란다. 청소년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 요소와 극적 재미를 균형 있게 배치했다”고 말했다.

현대적 요소와 디테일에 관해서 송PD는 “원작에서 선도부장이던 캐릭터를 현대적 설정의 일진 캐릭터로 바꾸고,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 요소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 풍경 등, 작은 디테일까지 신경 써서 현실과 작품 세계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다. 디테일이 관객 몰입에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영화만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허 감독은 “즐겁다”고 답했다. 송PD는 “즐거움과 몰입감, 성장과 열정이라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제작자로서 이번 작품을 통해 남기고 싶은 성과에 대해 송PD는 “정책적 목표나 흥행 수치보다, 관객이 영화 속 캐릭터와 함께 경험하며 즐거움을 느끼고, 성장과 우정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에게 캐릭터의 경험과 감정이 지속적으로 남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는 전국을 제패한 나애리와 한 번 진 적 있는 하니가 다시 만나 경쟁하며, 떠오르는 신예 주나비와 맞붙는 심장이 쿵쾅대는 레이스를 그린 작품이다. 관객은 청소년들의 성장과 노력, 경쟁과 우정을 동시에 체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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