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나트랑 야시장, 단속에도 '가짜 명품 천국' 여전

  • 정부 지침 내려도 위조 상품 활개… 루이비통·구찌 로고 제품 거리마다 진열

가품을 단속하고 있는 공안들 사진베트남 통신사
가품을 단속하고 있는 공안들 [사진=베트남 통신사]

한국인들에게도 유명 관광지로 잘 알려진 베트남 나트랑(냐짱)은 오래전부터 가짜 명품(짝퉁)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대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베트남 정부가 위조와 밀수 및 무역 사기 대응을 강화하는 지침을 내렸음에도 현장에서 확인되는 위조 상품 유통 구조는 여전히 지속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4일(현지 시각) 베트남 현지 매체 VOV에 따르면 팜민찐 총리는 지침을 통해 밀수와 위조 상품 생산 및 유통, 지식재산권 침해를 차단하고 완전 근절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이에 최근 경찰과 국경수비대, 시장관리 기관이 합동으로 단속을 벌여 베트남 전역에서 수백 건의 밀수와 위조 거래를 적발했다.

그러나 나트랑에서는 여전히 가짜 상품과 금지 품목이 공개 유통되고 있으며, 일부 상인은 법적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영업을 이어가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나트랑 야시장은 성 인민위원회 건물과 경찰서 그리고 시장관리국 인근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위조 상품 거래가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러 언론이 위조 명품 유통 문제를 거듭 보도했지만 점검의 실효성은 여전히 낮다. 특히 관리 기관의 책임 이행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VOV의 현지 취재를 종합하면 나트랑 야시장에서는 수천 명의 관광객이 몰려 짝퉁 제품을 구매했다. 여기에는 짝퉁 의류와 신발은 물론, 가방까지 구매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은 세계적 브랜드들의 가품 제품들이었다. 쩐푸 거리 입구에서 시작되는 야시장에는 구찌와 루이비통과 디올과 샤넬 로고가 포함된 가죽 제품과 의류가 줄지어 전시된 가운데 공개적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한 가죽 제품 판매자는 고객에게 다가가 자신의 상품을 A급 짝퉁이라고 소개하며, 정품과 거의 동일한 품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루이비통과 라코스테와 구찌와 타미힐피거 로고가 인쇄된 가방을 보여주며 티 안 나는 가짜라고 설명했다. 매장에는 수백 점의 위조 명품이 비치되어 있었고, 남성용 지갑과 가방은 하노이 푸쑤옌 수공예 마을에서 제작된 제품이며 여성 액세서리는 중국에서 들여온 A급 짝퉁이라고 설명했다.

짝퉁 제품들의 가격은 정품 대비 10분의 1 또는 50분의 1 수준이었다. 급에 따라서는 100분의 1 가격도 있었다. 일례로 정품 루이비통 지갑이 약 5000만 동(약 279만원)인 반면, 야시장에서 판매되는 가품은 55만 동(약 3만1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기자가 관찰한 10분 동안 디올 가방 4개가 판매됐고 구매자는 한국인, 중국인, 러시아인이었다. 지불 방식은 현금이나 개인 계좌 이체가 주를 이루었다. 다른 매장에서는 스포츠웨어를 판매하는 상인이 나이키와 아디다스, 리바이스 등 브랜드 제품을 보여주면서 수백만동 짜리 정품을 이곳에서는 10만동 수준에 살 수 있다고 호객행위 중이었다. 실제로 라코스테 로고가 박혀있는 셔츠는 시중에서 정가 380만 동(약 21만원)이지만, 야시장에서는 25만동(약 1만4000원)부터 가격이 제시되었고, 마지막에는 14만동까지 내려갔다.

따라서 나트랑 야시장은 정부 단속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을 겨냥한 불법 유통을 일상적인 행위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기자가 단속 우려를 질문하자 판매자는 "과거 적발 사례가 있었다"며 "어차피 벌금을 내면 다시 판매할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관광객의 체류 기간이 짧기 때문에, 교환이나 사후 요구가 없다는 점이 판매 지속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하노이 변호사회 쩐 뚜언 아잉 변호사는 "위조 상품 판매는 정부령 98/2020/ND-CP에 따라 100만 동에서 5000만 동의 벌금이 부과된다"며 "법인의 경우 벌금이 두 배로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물품 압수와 영업허가 취소와 상품 폐기가 가능하며 형법 192조에 따라 최장 15년 징역형이 적용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처벌 수위가 충분치 못한 가운데 나트랑 야시장은 오히려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짝퉁 제품 근절을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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