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팁'에 당혹스러운 일본...식당 등 대응 마련 골몰

  • 계산대 옆 '팁 박스' 설치한 음식점..."일본에 팁 제도 금지" 반대도

  • 日음식업계, 저임금 인력 부족 과제...전문가 "서비스 고려해 가격 설정해야"

도쿄 중심부 아사쿠사 지역의 센소지 사원을 방문 사진AFP연합뉴스
도쿄 중심부 아사쿠사 지역의 센소지 사원을 방문한 광관객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에서 외국인들이 지불하는 팁을 처리하는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이들이 식당 등에서 '팁'을 지불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일본인에게 팁 문화는 아직 생소한 탓이다. 

23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전국에서 2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한 일식 체인점은 지난해 2월부터 매장 계산대 옆에 '팁 박스'를 설치했다. 외국인 고객이 건네는 팁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직원들이 늘자 내놓은 대응책이다.

각 점포에서 모이는 팁은 한 달에 수만 엔(수십 만 원)에 달한다. 해당 체인점의 담당자는 "팁 문화가 없는 일본에서는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며 "가게가 붐비고 바쁠 때는 개별적으로 대응하기도 어려워 해결책으로 박스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모인 팁은 각 매장에서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팁 박스'를 본 고객들로부터 "일본에 팁 제도는 도입하지 말아 달라"는 등 비판적인 의견도 나왔다.  '팁 박스'가 소셜미디어(SNS)에서도 화제가 되자 "점원이 받은 팁을 가게가 가로채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반면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요금에 팁 비용을 추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곳도 있다. 음식점용 모바일 주문 시스템 개발 업체 '다이니'는 올해 6월, 요금을 결제할 때 지불액의 최대 25%를 팁으로 추가할 수 있게 했다.

다이니에 따르면 팁 서비스 이용자 가운데는 외국인 고객이 많으며, 지역별로는 도쿄 신주쿠나 오사카 난바 등 관광객이 많은 매장에서 이용률이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해당 시스템을 실제 도입한 한 음식점 관계자는 "매장 전체의 활기와 동기부여로 이어지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팁은 직원들의 친목회 비용 등에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시자키 요시유키 리츠메이칸대학 교수는 아사히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은 이제 (팁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시자키 교수는 "유럽과 미국에서는 '서비스는 유료'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일본에서는 '오모테나시(접대)'에 가격을 매기는 데 심리적 거부감이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원래는 서비스 대금도 포함해 가격 설정을 하고, 이익을 제대로 직원들에게 환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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