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올해 韓 경제성장률 0.8%서 0.9%로 상향…"국내수요 회복"

라훌 아난드 국제통화기금(IMF) 한국 미션단장. [사진=기획재정부]

국제통화기금(IMF)이 보다 완화된 재정·통화 정책으로 국내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견조한 대외 반도체 수요가 다른 수출의 감소를 상쇄할 것이라며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소폭 상향조정했다.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중요 과제로 '생산성 제고'와 '노동공급 감소 대응', '자본배분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 가속화'를 꼽았다. 

IMF 협의단은 24일 공개한 '2025년 IMF-한국 연례협의 결과 발표문'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0.9%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 7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예상한 0.8%에서 0.1%포인트 상향조정한 수치다. 

협의단은 지속된 국내 정치 상황 및 세계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올해 성장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수준에 근접하게 유지됐고 정부당국이 충분한 정책 여력을 통해 경제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 성장률은 7월 전망과 같은 1.8%를 유지했다. 불확실성 해소와 완화적 정책의 효과,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올해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협의단은 우리 정부가 목표한 3%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생산성을 높이고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역풍에 대응하면서 자본배분을 개선하기 위한 구조개혁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새로운 경제성장전략이 이 같은 구조적인 도전요인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현 경제 상황에서 완화적인 통화와 재정 정책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잘 안착된 기대 인플레이션과 함께 물가에 대한 리스크가 전반적으로 균형 잡혀 있어, 통화정책 완화가 성장 회복세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지속적인 대외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통화정책은 변화하는 전망과 리스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단기적 재정기조와 내년 예산안의 지출 우선순위는 적절하지만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에 수렴하면서 장기 대규모 재정지출 압력에 대응할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재정건전화 노력이 재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협의단은 더 견고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내수를 활성화하고 수출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내수 진작을 위한 점진적인 가계부채 축소,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인구구조 변화 문제 대응을 주문했다. 

이어 구조개혁과 관련해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생산성 격차를 줄이고, AI 대전환 리스크를 관리하는 동시에, 혁신과 AI 대전환의 이점을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고령화로 인한 장기 지출 압력에 대응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금제도 개편, 재정수입 조성, 지출효율성 향상 등 구조적인 재정개혁도 주문했다. 

라훌 아난드 IMF 한국 미션 단장은 "개선된 중기 재정 프레임워크 안에서 신뢰 가능한 중기적인 재정 앵커(anchor)를 도입하는 것이 장기적인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