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 유럽 현장경영으로 신성장 기회 모색

이재현 CJ그룹 회장(왼쪽)이 영국 런던에서 브론웬 매덕스 채텀하우스 소장과 면담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CJ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글로벌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에 이어 최근엔 영국을 직접 찾아 유럽 사업 확대 가능성을 점검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잠재력이 큰 유럽 시장 공략을 통해 신성장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구상이다. 

22일 CJ그룹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부터 열흘간 지주사·계열사 경영진과 함께 런던을 방문했다. 이미경 CJ 부회장과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윤상현 CJ ENM 대표, 정종환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 등 그룹 핵심 경영진이 동행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을 올해 4월 일본, 지난달엔 미국 현장을 둘러보는 등 글로벌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룹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서 유럽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한 행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재현 회장은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유럽 지역을 포함한 신영토 확장을 가속해야 한다"며 "그룹의 글로벌 사업 거점인 미국에 이어 잠재력이 큰 유럽 시장에서 신성장 기회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지 임직원들에게 "유럽 지역에서 전방위로 확산하는 K-웨이브를 놓치지 말고, 현지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범(汎)유럽 톱티어 플레이어'로 도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유럽이 미국을 잇는 넥스트 전략 지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글로벌 영토 확장 속도를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CJ그룹은 유럽 내에서 식품을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2018년 독일에 식품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냉동식품기업를 인수해 만두 등 글로벌전략제품(GSP) 성장을 본격화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에 '유럽 K-푸드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를 통해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하고,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 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

2021년 유럽에 진출한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말 전략국가로 영국을 선정하고 현지 특화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의 유럽 지역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0% 가까이 늘었다.

이 회장은 방문 기간 CJ그룹 유관 산업 인사들과 회동하며 현지 협력 기회 발굴에도 나섰다. 글로벌 투자회사 액세스 인더스트리즈 창립자인 렌 블라바트닉 회장과는 글로벌 미디어·엔터 시장 현황을 공유하고,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 브론웬 매덕스 소장과 만난 자리에선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유럽 시장 영향과 사업 기회를 점검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영국 현장 경영은 아시아·미주·유럽을 잇는 글로벌 영토 확장 일환으로, 그룹의 미래 성장을 뒷받침할 전략적 행보"라고 말했다. 이어 "식품·뷰티·엔터 등 그룹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