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시가 민선 8기 이충우 시장의 핵심 공약으로 추진 중인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알맹이가 빠진 채 행정절차만 진행되는 등 공회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충우 여주시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70개 기업 유치, 1500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발표했지만, 실제 착공과 고용 창출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어 '공수표 행정'이라는 비판까지 거세다.
이 시장은 "첨단 기업 유치와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여주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며 "주민과 함께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 경제자족도시로 도약하겠다"고 의욕을 밝혔지만, 지금까지 사실상 이뤄진 성과는 거의 없다.
여주시는 15일 총 96만㎡ 규모의 15개 일반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이 중 7곳은 지정고시가 완료됐으나 나머지는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착공이 구체화된 곳은 가남반도체 일반산단 정도로 지난 7월 지정 고시됐지만 실제 착공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어 기업 입주까지는 최소 2~3년 이상 더 소요될 전망이다.
여주시는 "이곳에 20여 개 반도체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인 계약이나 투자 확정 없이 선언에 그친 상태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는 "계획만 있고 실행은 없다"며 "가뜩이나 경기가 불경기인데 당장 입주할 기업이 그렇게 많겠느냐. 이제부터라도 더 치밀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2차전지 신소재 기업인 A기업은 2023년 9월 점동면에 공장 기공식을 열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이후 공사 진척은 지지부진한 상태로 현재 공사 현장의 문이 굳게 닫힌 채 '유치권 행사' 현수막만 덩그란히 걸려 있는 상태이다.
시공사는 총 계약금 351억원 중 실제 입금된 금액은 98억원에 불과해 공사계약 해지와 함께 유치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보도에 따르면 A 기업은 현재 영국에 해외기업과 합작공장을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은 "기공식만 요란했지, 실제 공장은 언제 지어질지 모르겠다"는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으며, 고용창출 계획은 약 192명으로 발표됐지만 실제 고용은 전무한 상태다.
또 시가 150명의 고용창출을 기대했던 B 기업은 흥천면에 500억원 규모의 제조설비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를 시와 체결했지만, 이날 현재 공장 착공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토지 보상과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이며,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착공 일정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어 실제 고용이 언제 이루어질지도 불명확하다.
이와 함께 특장차 생산기업인 S 업체는 시에 1500억원 규모의 제조시설과 레저복합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시는 관광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착공 일정이나 사업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밖에 시는 물류단지 개발기업인 E 사와 2조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첨단물류단지 조성을 통해 최대 8500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기대했지만, 구체적인 부지 확보나 착공 일정은 아직 미공개 상태로 일부 인허가 절차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산업단지 조성 정책의 구조적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한 지역 정치인은 "산업단지 조성은 단순한 부지 확보나 지정 고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업의 입주와 생산 활동, 고용창출까지 이어져야 의미가 있다"며, "여주시의 경우 현재 행정적 절차만 강조되고 있어 정책의 방향성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들은 "시가 고용창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 실체 없는 성과 부풀리기 등을 통한 시정 홍보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단 1명의 고용 등 실질적인 성과가 이뤄지도록 적극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어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산업정책 흐름과 연계하지 못하고 독자적으로 수치 중심의 계획을 세우는 경우, 실질적인 성과 없이 예산만 낭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주시는 산단 조성을 위해 시 예산을 순차적이고 집중적으로 투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산업단지 조성은 지역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이지만, 여주시 행정은 선언적 계획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시민들은 "공수표만 남발하고 실제로는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행정이 공회전만 반복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여주시의회 한 의원은 "여주시의 산업단지 개발과 기업유치 전략은 분명 야심차지만 현재까지는 '계획'과 '의향서' 중심의 발표만 이어지고 있다"면서 "실제 성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인 실행력이 요구된다"면서 "기대만 부풀리는 전략이 아닌, 고용과 생산으로 이어지는 정책적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여주시 한 관계자는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유치 활동은 단계별로 진행 중이며 일부는 착공을 앞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유치 활동은 단순한 선언이 아닌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 단계별로 착실히 추진 중"이라며 "현재 일부 산업단지는 지정고시를 마쳤고 착공을 앞둔 곳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토지보상과 인허가 등 행정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본격적인 공사와 고용창출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여주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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