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통신과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커크는 이날 유타밸리대학교에서 연설하던 중 총에 맞았다. 커크가 연설을 시작한 지 20분 후 미국에서 일어나는 트렌스젠더에 대한 대량 총격 사건에 대해서 질문에 대답하는 중 목 부위에 총격을 받았다. 용의자는 아직 체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위대한, 그리고 전설적인 찰리 커크가 죽었다”며 “미국에서 청년의 마음을 지니고 청년들을 그보다 더 잘 이해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14일 오후 6시까지 미국 전역에 조기 계양을 지시했다.
커크는 2012년 18세의 나이에 터닝포인트USA를 세워 보수 운동에 뛰어들었고 단체는 2016년 미국 최대 보수 학생 조직으로 성장했다. 2019년 정치 자금 모금을 시작하며 현실 정치에도 발을 들였고 지난해 대선에서는 유튜브·팟캐스트 등 뉴미디어를 활용해 젊은 층을 공략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야 정치권은 일제히 정치 폭력을 규탄했다. 민주당 차기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소셜미디어에 “역겹고, 비열하며, 개탄스럽다”며 “미국에서는 모든 형태의 정치적 폭력을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어떤 종류든, 개인에 대한 정치적 폭력은 용납될 수 없으며 미국의 가치와도 양립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 정치에 침투한 폭력의 위협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누군가를 격렬히 싫어하거나 반대하더라도 그 역시 존중과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는 미국인이라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며 애도했다.
하원에서는 애도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졌다.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묵념을 요청한 뒤 로렌 보베르트 의원(공화당)이 소리 내 기도할 것을 제안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같은 날 발생한 콜로라도 학교 총격 사건을 거론하며 반발했다.
이에 안나 폴리나 루나 의원(공화당)은 “너희 모두가 이 일을 일으켰다”고 고성을 질렀고, 자하나 헤이스 민주당 의원은 “총기 규제법을 통과시켜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에서 기도를 허용하는 것은 관례를 벗어난 예외라고 지적했다. 루나 의원은 “민주당이 기도를 막은 것은 역겹다”며 “의장이 내일 다시 본회의에서 기도를 진행해 커크의 가족을 위해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좌파는 살인 정당이다”라고 적으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건을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두 차례 암살 시도를 포함한 정치인 대상 공격 증가 흐름의 연장선으로 규정하며, 정치 폭력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카고대 ‘안보와 위협 프로젝트’(CPOST)가 지난 5월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원의 40%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통령직에서 몰아내기 위한 무력 사용을, 공화당원의 25%는 트럼프 의제 반대 시위를 막기 위한 군 투입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가을 같은 조사 결과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