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진을 자신의 측근으로 채우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는 등 통화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가결 처리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전했다. 마이런 지명자 인준안은 공화당 위원 13명이 전원 찬성하고, 민주당 위원 11명이 전원 반대했다.
이제 인준안은 상원 본회의 표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상원이 이르면 오는 15일 본회의에서 인준안을 처리할 경우 마이런 지명자는 오는 16∼17일 예정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이사로 참석할 수도 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했고, 이를 따르지 않는 제롬 파월 의장을 비난하며 사퇴를 촉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생긴 자리에 마이런을 지명하는 동시에,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도 추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쿡 이사에게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를 제기하며 해임을 통보했으나 법원은 전날 쿡 이사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당분간 이사직을 유지하도록 결정했다.
법원은 해당 사기 혐의가 쿡 이사가 연준 이사로 임명되기 전 발생한 사건이라 해임 사유로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해임 권한이 있다고 맞서고 있어 본 소송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쿡 이사가 직을 유지함에 따라 이번 FOMC 회의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미 법무부는 쿡 이사의 이사직 유지를 결정한 법원에 불복해 이날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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