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맥페트리지는 디자인과 순수 예술, 협업과 개인 작업, 아날로그와 디지털까지 늘 경계 위에서 작업하지만, 어느 한쪽에도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반응하고 확장하며, 자신만의 균형과 리듬을 지켜낸다.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이다.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순간을 등산에 비유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익숙한 출발에서 시작해 새로운 정상에 다다르는 과정, 그 여정 속에서 그는 늘 새로움을 발견한다.
책과 음악, 삶의 경험은 그의 내면을 재배치하고 다시 프로그래밍하는 원천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반드시 시각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소음이 가득한 현실 속에서, 자신만의 언어와 태도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책과 음악, 삶의 경험은 그의 내면을 재배치하고 다시 프로그래밍하는 원천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반드시 시각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소음이 가득한 현실 속에서, 자신만의 언어와 태도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제프 맥페트리지와 댄 코버트 감독 [사진=© Andrew Paynter]
디지털보다 아날로그적 작업을 즐겨 사용하는 이유는 뭔가
-아날로그 방식은 제 생각의 속도와 똑같이 움직인다. 그런데 디지털 도구는 다른 속도로 작동한다고 생각한다. 로봇이나 자동화된 디지털 도구들을 보면 그것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일하려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아주, 아주 빠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빠르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컴퓨터로 작업할 때 나오는 결과물에는 얕은 사고의 느낌이 묻어난다. 디지털은 엄청 유용하고 사실 필수적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제 작업을 만드는 방식의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다.
그림 속 ‘움직임 없는 순간’이 자주 등장한다. 이는 멈춤의 미학과 연결되나
당신에게 ‘예술가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 저는 전형적인 ‘예술가의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제 삶은 전형적이지는 않다. 어떤 이들에게는 제 삶이 매우 예술적이고, 다른 이들에게는 아주 평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제가 확실히 아는 건, 제 삶은 전적으로 제가 감당할 수 있고 편안하게 느끼는 인생이라는 것이다. 제 관심사, 시간을 보내는 방식은 전적으로 제 창조물이라고 볼 수 있고, 그건 늘 변하지만 동시에 같은 가치관을 따르고 있다. 저는 성실함, 진정성, 그리고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제프 맥페트리지의 그림은 늘 ‘과장되지 않은 일상성’을 담고 있다. 지키고 싶은 삶의 태도가 있나
-관점. 자기 인식. 겸손. 행복이다.
긴 시간 꾸준히 작업하면서도 지치지 않게 하는 내부의 리듬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일을 오래하기 위한 방법이 궁금하다
- 듣지 않는 힘이다.
예술가로서, 제프 맥페트리지는 성공보다 더 중요한 건 뭔가. 꿈이 궁금하다
- 영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만 한 시간이 넘는다. 제 동력이 정확히 어디에서 오는지는 잘 모르겠다(하하).
앞으로 꼭 시도해보고 싶은 매체나 프로젝트가 있나
- 최근에는 오일 페인팅 작업을 하고 있다. 작은 오일 페인팅들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은 정말 멋진 경험이 되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예술을 잘 못한다는 생각에 시작을 망설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 그런 종류의 자기 의심은 완전히 자연스러운 것이며 과정의 일부라는 걸 알았으면 한다. 사실 많은 예술가들이 마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머릿속의 그런 생각들과 함께 일할 줄도 알아야 한다. 명상을 하듯이, 마음을 억누르기보다는 소음을 끌어안듯이 말이다. 예술을 할 만한 조용한 방을 기다리지 말고 소음이 가득한 현실에서 예술을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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