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이 다시 한번 새로운 매력을 뽐낸다. 이번에는 친환경 수상 대중교통이자 서울의 색다른 매력을 알리는 수단이 된다. 다음 달 18일부터 한강 물길을 따라 서울 동서를 잇는 '한강버스'가 정식 운항에 들어간다.

한강버스는 지하철, 버스처럼 교통카드로 이용할 수 있는 수상 대중교통 수단이다. 선박 한 척당 최대 199명이 탈 수 있다. 강서구 마곡에서 송파구 잠실까지 일곱 개 선착장(마곡, 망원, 여의도, 압구정, 옥수, 뚝섬, 잠실)을 오간다. 평균 속력은 시속 31㎞, 최대 37㎞.
전 구간을 경유하는 일반 노선은 1시간 5분이며 마곡과 여의도, 잠실만 정차하는 급행 노선은 54분 걸린다. 운행 시간은 평일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이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다. 배차 간격은 평일 출퇴근 시간대 15분, 그 외 시간대 30분~1시간이다.

대중교통 수단인 한강버스는 만원 지하철, 버스 등에 시달리지 않고 출퇴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한강버스 내부 좌석은 자유석 형태이며 3:3:3 배열로 한 줄에 아홉 개가 놓여 있다. 간격도 넉넉하고 통로도 넓다. 좌석에는 간이 테이블이 있어서 출퇴근하면서 독서를 하거나 노트북을 이용하기에도 적절하다. 실내 뒤편에는 남녀 화장실까지 있다. 쾌적한 출퇴근을 선호하는 직장인에게 제격이다.

한강버스는 관광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영국 런던 템스강 리버버스, 프랑스 파리 바토무슈, 호주 브리즈번 시티캣이 그렇듯 한강버스 역시 교통수단일 뿐만 아니라 도시의 문화를 체험하는 여행수단 기능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강버스에서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은 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누릴 수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유롭게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뒤편 야외 갑판으로 나가 시원한 바람과 함께 한강 물줄기에 몸을 맡길 수도 있다.
물살이 갈라지는 소리에 잠시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좋다. 이 시간만큼은 도심 속 공사 소음도, 자동차 경적도 들리지 않는다. 도심의 분주한 일상에서 잠시 해방될 수 있는, 귀한 순간이다.

933만여 명이 살고 있는 서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도시의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한강 위에서 바라보는 색다른 서울. 한강버스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뉘엿뉘엿 해가 지기 시작하면 한강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붉게 번지는 노을은 시선을 붙잡고, 물결 위로 흩뿌려지는 윤슬은 마음 깊숙이 스며든다.
해가 완전히 저물면 서울 도심 건물들이 뿜어내는 빛이 강 위로 번져든다. 유유히 흐르는 검은 강물, 멀리 자리 잡은 도심 불빛이 수놓은 한강의 밤은 잔잔하면서도 치명적이다.

한강버스는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관광 코스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의 특별한 매력을 감상할 수 있고 여의도, 압구정, 뚝섬, 잠실 등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에 정차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21일 시범 운행한 한강버스에서 만난 김가은씨는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에 오면 꼭 탑승하라고 권유할 것”이라며 “한국에 사는 제가 봐도 한강 위에서 보는 서울은 특별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 풍경을 보면 더 많은 매력을 느낄 것 같다. 가격이 저렴하고 탑승하기 쉽다는 점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부담을 줄여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외국인 관광객 맞이에 나선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로 한강 인근 관광 수요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 선착장 부대시설 정비에도 힘을 쏟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지도에서 실시간 잔여 좌석과 선박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선착장에는 민간 무선충전기 대여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한 기후동행카드 환승 연계를 외국인 관광객용 단기권까지 확대해 편의성을 강화했다.

정식 운항을 앞둔 서울시는 선착장 먹거리도 힘을 써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강버스 밖에서도 한강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여의도·잠실 선착장에는 농심라면 체험 공간인 '너구리 라면가게'가, 압구정·뚝섬 선착장에는 오뚜기 '해피냠냠 라면가게'가 들어섰다. 여의도·뚝섬 한강공원에는 특별한 콘셉트를 가진 스타벅스 매장이 문을 열었다.
특히 크루즈 콘셉트인 스타벅스 여의도점과 1970년대 커피하우스 콘셉트를 적용한 뚝섬 스타벅스점은 ‘한강 전망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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