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 이민법원에 출석했다가 이민당국에 체포됐던 한국인 고연수(20)씨가 4일(현지시간) 나흘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미국 성공회와 현지 한인단체에 따르면 고씨는 이날 오후 8시께 뉴욕 맨해튼 이민세관단속국(ICE) 청사에서 석방돼 가족과 재회했다.
고씨는 향후 불구속 상태로 이민법원의 심리를 받을 예정이다. 법원은 석방 조건으로 고씨의 이동을 제한하도록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성공회 뉴욕교구에서 아시아인 사역을 담당하는 어머니 김기리 신부의 딸로, 2021년 3월 어머니를 따라 종교 비자의 동반가족비자(R-2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다. 김기리 신부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에서 최초로 사제서품을 받은 여성 성공회 사제로 전해졌다.
성공회 뉴욕 교구와 현지 시민단체들은 고씨를 억류한 것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강도 높은 이민자 추방 정책에 따른 행정력 남용이라며 고씨의 즉각 석방을 촉구해 왔다.
고씨는 처음엔 뉴욕 맨해튼 ICE 청사에 구금됐으며, 이후 루이지애나주 구금시설로 옮겨졌다가 석방 명령을 받고 이날 다시 뉴욕으로 돌아왔다.
최근 ICE는 이민법원 심리에 출석했다가 법정을 나서는 이민자들을 영장 없이 붙잡아 추방하는 단속 방식을 취하며 단속자 수를 늘리고 있다.
이에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법정에 출석한 이민자들을 붙잡아 추가 재판 진행을 막는 ICE의 이러한 단속 방식이 불법이라며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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