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이 28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세계 1, 2위 경제대국간 '관세 전쟁'의 분수령이 될 3차 고위급 무역협상 첫날 회의를 약 5시간 동안 진행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는 미국 측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중국측에선 '경제 실세'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이 나섰다.
베선트 장관이 이번 회담이 29일까지 이틀간 열릴 것이라고 밝힌 만큼 양측은 29일 오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지난 5월 10∼11일 열린 스위스 제네바 회담, 지난 6월 9∼10일 열린 영국 런던 회담에 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미중 간 고위급 무역협상이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관세 인하 종료 시한이 미국시간 기준 내달 11일로 다가온 만큼 이를 연장하기 위한 논의에 우선 집중했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양국이 '관세 휴전'을 3개월 더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율 관세 부과의 유예 기간이 3개월 더 연장될 경우 양국 간 관세 휴전은 11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양국은 1차 제네바 협상을 통해 90일간의 관세전쟁 휴전을 끌어낸 바 있다. 당시 서로 100% 넘게 부과하던 관세(미국은 중국에 145%, 중국은 미국에 125%)를 90일간 각각 115% 포인트씩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후 2차 런던 협상에서는 서로 간 무역 문제와 관련해 큰 틀에 대해 합의하기로 한 뒤 양국은 각각 반도체 등 기술(미국)과 희토류(중국)의 수출 통제 등을 양보하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산 펜타닐(합성마약류) 원료의 대미 밀수출 통제를 요구하며 부과한 이른바 '펜타닐 관세'와 관련해 미국이 요구하는 기준치를 명확히 하도록 요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3차 무역회담과 관련해 "스웨덴에서 진행되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주시해야 한다"면서 "경제·무역 문제에 대해 중국의 입장은 항상 일관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양국 정상이 통화로 도달한 중요 합의를 이행하고 협상을 통해 평등, 존중, 호혜의 기초 위에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합의를 증진하며 중미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31일∼11월 1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중국을 방문하거나 APEC 정상회의 기간 별도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시아 제재 맥락에서 언급 중인 러시아 관련 '2차 관세'가 이번 협상의 변수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스코틀랜드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50일안에 휴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부과하겠다고 지난 14일 밝힌 '관세 제재'를 향후 10~12일 이내에 조기에 발동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과 인도 등 러시아와 대규모로 교역하는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100% 안팎의 2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관세 제재'의 핵심이다.
따라서 이번 협상에서 미측은 '2차 관세'를 거론하면서 중국에 러시아와의 교역을 중단할 것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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