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오전 5시 30분쯤, 야마가타현 요네자와시 아카시바초의 한 산속을 산책하던 65세 남성 공무원이 어미와 새끼로 보이는 곰 두 마리와 마주쳐 왼쪽 발목을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남성은 자력으로 하산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지점 인근을 순찰하며 주민들에게 산행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앞서 12일에는 홋카이도 후쿠시마의 한 주택가에서 신문 배달원이 곰의 습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새벽 시간대 현관문 앞에서 벌어진 현장을 목격한 이웃 주민이 곰이 떠난 뒤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인근 숲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배달원을 발견했다. 곰의 크기는 약 1.5m로 전해졌다. 이는 올해 홋카이도에서 발생한 첫 곰 습격 사망 사례다.
최근에는 일본 미야기현 토미야시에 위치한 ‘센다이 클래식 골프 클럽’에서 대회 중 곰이 나타나 여자 프로 골프 대회 사전 행사가 전면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캐디가 나무 위에 있던 곰을 발견했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본 환경성은 이 같은 곰 출몰이 잦아지는 배경으로 사람의 활동 범위 확대, 곰의 먹이 부족, 농촌 경작지 감소로 인한 완충지대 축소 등을 꼽았다. 여름철은 암컷 곰이 새끼를 돌보며 산딸기 등 먹이를 찾아 민가 주변으로 이동하는 시기이며, 6~7월은 짝짓기 철로 곰의 공격성이 특히 높아지는 시기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곰의 겨울잠 종료 시기가 빨라진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하고 있다.
곰에 의한 인명 피해가 이어지자, 일본 정부는 곰에 대한 대응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지난 10일 환경성은 “사람의 일상생활권에 곰이나 멧돼지가 출몰했을 때, 경찰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의 판단으로도 총기를 사용한 포획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긴급 총포 허가제’는 일정 요건 아래 공무원이 직접 총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경찰 출동을 기다려야 했던 기존 방식보다 훨씬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전문가들은 “곰 출몰은 더 이상 일부 산간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위기”라며, 장기적인 생태계 관리와 동시에 단기적 대응책 강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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