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과 중국이 북·중 우호조약 체결 64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기념연회를 개최했다. 올해 북측 참석자 급이 지난해에 비해 격상돼 북·중 관계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조중(북·중)우호, 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체결 64돌에 즈음해 왕야쥔 우리나라 주재 중화인민공화국 특명전권대사가 전날 대사관에서 연회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 측에서는 강윤석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문성혁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박명호 외무성 부상, 리창식 교육성 부상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가 자리했다.
왕 대사는 연설에서 "중조관계의 끊임없는 발전 방향을 확정한 조약이 체결된 후 지난 64년간 두 당, 두 나라 영도자들의 전략적 인도 밑에 여러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조가 심화돼 전통적인 친선관계가 발전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 측은 언제나 자주적 발전의 길을 따라 나아가는 조선(북한)을 견결히 지지할 것"이라며 "조약에 담겨진 우호 및 호상원조에 관한 정신은 앞으로도 영원히 빛을 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부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조약이 체결된 때부터 두 나라가 공동의 위업인 사회주의를 수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투쟁에서 호상 지지하고 협조해 왔다"며 "두 당, 두 나라 수뇌분들의 숭고한 의도에 맞게 조약의 정신을 계속 발양하며 친선협조 관계의 끊임없는 발전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함경북도 청진의 중국 총영사관에서도 전날 연회가 열렸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북한과 중국은 1961년 7월 11일 '한쪽이 몇몇 동맹국의 침략을 받을 경우 전쟁 상태로 바뀌는 즉시 군사적 원조를 제공해야 한다'는 자동군사개입조항 등을 담은 '조중우호, 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뒤 매년 이를 기념하는 연회를 개최해 왔다.
통상 북측은 해당 연회에 남측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참석시켰다. 다만 지난해 연회에는 최고인민회의 조중우호의원단 위원장인 김승찬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이 주빈으로 나서 참석자의 격을 낮춘 모습을 보였다.
또 당시 북한 매체는 전날 연회에서 기념 연설이 있었다는 보도는 전했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내용의 연설을 했는지 보도하지 않아 양측간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이 가운데 올해 북한이 연회에 다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보내고, 참석자들의 발언도 매체를 통해 비교적 상세히 전달하며 양측 관계가 다소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에 비해) 참석자급이 상향된 것으로 볼 수 있고, 연설을 소개했던 분량이 늘었다"며 "두 가지로 볼 때 미묘한 변화가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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