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GGGF] 이진상 교수 “대전환의 시대, 인재 양성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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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1-09-0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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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가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3회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포럼(2021 GGGF)’에서 ‘글로벌 챌린지: 인재 양성이 답이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GGGF]



“세계 경제의 미래는 기술 혁신과 그 혁신을 이끄는 인재에 달렸다.”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는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3회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포럼(2021 GGGF)’에서 ‘글로벌 챌린지: 인재 양성이 답이다’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전 세계 경제 규모는 84조달러(약 9경8238조원)로 미국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중국, 일본, 독일이 뒤를 이었다”며 “세계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와 2019년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으나 1990년대와 비교하면 계속 성장해왔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중국의 경우 1990년대 경제력이 미국의 16분의 1 정도에 불과했으나 지난 30년 동안 급성장해 2019년 기준 미국의 70% 수준까지 올라오게 됐다”며 “한국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 세계 상위 10위권 경제 국가로 도약했다.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경제적으로 성공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경제 성장과 더불어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인구 증가, 자국 우선주의, 빈부 격차 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 인구는 78억3000만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라며 “영국의 경제학자 토마스 맬서스가 ‘인구론’에서 경고했듯,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식량이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어떤 시점이 되면 인류가 재앙을 맞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3년 전에 세상을 떠난 과학자 스티븐 호킹도 600년 후에는 지구가 지속 가능할 수 없고, 30년 안에 소행성이 충돌하는 등 지구에 큰 재앙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이미 전 세계 곳곳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또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많은 혜택을 가져왔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되는 지점도 많아졌다”며 “2038년이 되면 인공지능(AI)이 사람의 두뇌를 초월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때가 되면 사람이 제어할 수 없는 수준의 AI가 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기술의 발전은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되고, 나아가 기술을 가진 국가가 전 세계를 움직이게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역시 전 세계가 대전환의 시대에 직면해 있다는 걸 나타내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전 세계 경제·정치·사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의 경제 손실만 12조달러(약 1경4034조원)로 추정된다”고 했다.

다만 한국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4.4%를 기록했으나 한국은 –0.96% 수준이었다”며 “특히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3.8%의 성장률을 보여 어려운 환경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처럼 전 세계가 변화하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기술혁신 분야의 발전을 가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건 ICT와 생명과학, 의학, 제약 분야”라며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환경 관련 기술 분야에서도 많은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앞으로 세계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이 분야에 달렸다”며 “해당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투자와 함께 인적 자원 확보에 힘을 쏟아야 한다. 결국 ‘기술의 리더십’이 대전환 시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R&D 투자가 미흡한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 세계 R&D 투자 규모는 미국이 25%를 차지하고 중국, 일본, 독일, 인도, 한국 순”이라며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액 규모가 전 세계 1~2위일 정도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한국 경제를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국가들이 어느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R&D 투자는 △과학(53%) △보건의료(20%) △에너지(18%) 등의 분야에서 높게 나타나며, 유럽은 △과학(35%) △산업(25%) △보건의료(20%)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R&D 주체인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일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이 교수는 “한국은 수년 전만 해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진학률을 보였다. 현재도 대학진학률은 79%로 미국(57%)보다 높다”면서 “하지만 질적인 면에서 미국 대학을 따라가기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술 혁신을 이끌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적 자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대학 교육 과정이 심화돼야 한다”며 “R&D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도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연구원 등 민간 분야에서 함께 노력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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