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도덕적 해이’ 심각…남는건 줄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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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9-02-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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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인빈 파산 신청…피해규모 300억 달해

  • 거래량 급감에 해킹 등 보안문제까지 겹쳐

[사진=로이터/연합]


"일부 거래소들의 모럴 해저드가 심각한 수준이다. 해킹 대책이 전무한 곳들도 많아 큰 피해가 우려된다."

한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의 말이다. 가상화폐 거래가 급감하면서 일부 중소거래소들은 폐업을 걱정하는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 최근 코인빈이 파산을 선언하면서 중소 거래소의 줄도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찬규 코인빈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산을 신청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파산으로 코인빈 이용자 4만여명이 피해를 입을 전망이며, 피해 규모는 총 293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코인빈의 전신은 야피존으로, 2017년 4월 55억원의 해킹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어 유빗으로 이름을 바꿔 거래를 이어갔으나 같은 해 12월 170억원 규모의 추가 해킹 피해를 입었다. 즉, 해킹에 따른 손실과 거래량 감소에 따른 경영난이 더해진 탓이다.

해킹으로 인해 문을 닫은 거래소는 '유빗'이 대표적이다. 2017년 해킹으로 170억원대의 손실을 입고 파산절차에 들어간 바 있다.

한 대형 거래소 관계자는 "파산 신청을 한 코인빈의 경우 해킹으로 인한 피해가 컸다"면서 "여기에 내부 문제가 더해지면서 결국 버티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량 감소로 인한 수익 악화도 문제지만 일부 거래소들의 경우, 해킹 외에도 횡령 등 도덕 불감증이 심각해 파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퓨어빗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세우겠다며 자금을 모집한 뒤 대표가 잠적해 피해를 양산한 바 있다. 올스타빗은 출금지연과 시세조작 논란 등으로 이용자들이 소송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가상화폐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경영난을 겪는 거래소들의 폐업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문을 연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한 달에 5000만원씩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사업을 계속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현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가 100여개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중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곳은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업비트와 빗썸 등 대형 거래소들의 경우 수수료 수익으로 여전히 이익을 내고 있지만, 일부 군소 거래소들은 자체 코인을 무작위로 발행해 일종의 돌려막기에 나서고 있다.

대형 거래소 관계자는 "언제 먹튀로 이어질지 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정부가 손을 놓는 동안 피해자는 더욱 늘어만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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