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유동성" 강조…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 '완화'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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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6-2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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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민은행, 27일 분기별 정례회의 개최

  • '합리적 안정적'->'합리적 충분한' 유동성 유지

중국 인민은행[사진=아주경제DB]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미·중 무역마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늘어남에 따라 사실상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로 선회하고 있는 모습이다.

◆ '합리적·안정적'→'합리적·충분한' 유동성 유지 강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27일 분기별 정례회의를 열어 온건·중립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유동성을 ‘합리적으로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해 통화·신용대출과 사회융자 규모가 합리적으로 증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지난해 말 4분기 정례회의에서 유동성을 ‘합리적으로 안정적’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것보다 한층 더 통화 완화 쪽으로 정책 방향을 튼 것이라고 증권시보(證券時報) 등 중국 현지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덩하이칭(鄧海淸) 중국 경제학자는 "합리적이고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통화정책 기조가 앞서 2014년 4분기부터 2016년 3분기 때로 되돌아간다는 뜻"으로 "이는 시중 유동성이 한층 더 완화될 것이라는 아주 큰 정책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동안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의 통화 완화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그동안 인민은행은 중립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도 금융 위험을 억제하는 데 방점을 두면서 유동성 환경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은 자금을 빌리는 게 힘들어지면서 기업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도 커졌다.  금융권의 디레버리징으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증폭됐다. 

중국 경제·금융 전문 관료인 황치판(黃奇帆)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재경위원회 부주임도 “과도한 긴축을 통한 디레버리징은 최악의 방식”이라며 이는 매우 심각한 경기불황, 기업도산, 악성부채, 경제붕괴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잇단 '통화완화' 신호 보낸 인민은행

이에 지난 24일 인민은행은 내달 5일부터 맞춤형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 포인트(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들어서 벌써 세 번째 발표한 지준율 인하 조치다. 이번 지준율 인하를 통해 시중에 풀리는 자금은 약 7000억 위안(약 120조원)으로, 은행권 출자전환과 중소기업 대출 목적으로만 사용될 예정이다. 

이어 25일엔 중소기업과 삼농(三農·농업,농촌,농민)에 대한 재대출·재할인 지원 규모를 1500억 위안으로 확대하고, 소액 대출금리를 0.5%P 인하했다.

지난 6일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자금(MLF)을 통해 4630억 위안의 자금도 공급했다. 이는 MLF를 통해 공급한 자금으로는 1년여 만의 최대 규모였다. 1일부터는 MLF 담보물 범위도 ▲ 중소기업이 발행하는 AA 등급 이상의 금융채권 ▲ AA+, AA 등급의 회사 신용채권 ▲ 우수 소기업 대출과 녹색 경제 주체의 대출 등으로 확대했다. 

쭝량(宗良)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하반기 거시경제 정책 실패로 경기 하방과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등의 리스크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며 "기업 자금조달난 해소를 통화정책에서 더욱 중요한 위치에 올려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스위안(張仕元) 서남증권 수석경제학자는 "중국 경제는 여전히 구조조정과 업그레이드가 진행 중으로, 새 경제성장 동력이 전통 성장동력을 대체하기엔 아직 무리가 있는 만큼 합리적 수준으로 유동성을 유지해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추가 '맞춤형' 지준율 인하 예고

중국 지준율 추이[그래픽=아주경제DB]


이에 따라 시장은 올 하반기 인민은행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맞춤형 지준율을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는 28일 '2018년 3분기 경제금융전망보고서'를 발표해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미·중 무역마찰,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 외부 불확실 요소가 비교적 많아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더 많은 변수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또 국내적으로도 지방 부채 압박, 디레버리징으로 인한 금융긴축, 집값 상승 등으로 경제 안정적 성장에 적지 않은 변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이 하반기 복잡다단한 국내외 형세 속에서 기업 자금조달난을 해결하는 것을 통화정책의 가장 중요한 위치에 두고, 디레버리징의 리듬과 강도를 잘 유지해 금융 시스템에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마지노선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반기 인민은행이 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유동성 공급을 강화해 전체적으로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이어 공개시장조작 금리는 기본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되 외환시장이 불안하고 자본 유출 압력이 커진 특정 시점에서는 인민은행이 상징적으로 공개시장조작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금융 긴축으로 인한 유동성 리스크 확대, 기업 디폴트 증가, 사회융자규모 축소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인민은행이 맞춤형 지준율 인하를 추가로 단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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