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예술센터 2017 시즌, 한국 사회의 시대 정신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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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09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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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산예술센터, 올해의 시즌 프로그램 10편 공개

  • 검열·예술계 성폭력·소수자·전체주의 등 한국사회의 화두 정면으로 다뤄

남산예술센터 2017 시즌프로그램 포스터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는 올 3월부터 12월까지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시즌 프로그램 10편의 작품을 7일 발표했다. 올해도 변함없이 동시대성을 담은 이번 작품들은 예술 검열, 블랙리스트, 예술계 내 성폭력, 사회적 소수자, 전체주의, 박정희 등 한국사회와 문화예술계를 둘러싼 날선 사회적 화두를 포함했다.

우선 지난해 선보인 초연작 2편이 올해의 시즌 프로그램에서 재공연 형태로 참여한다. 초연 당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다시 오른다. 실제 고등학생이 참여해 현대사회의 강요된 질서와 집단주의의 모순에 돌직구를 날린 ‘파란나라’도 다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공공극장의 침체 속에서 ‘검열각하’ 프로젝트와 같은 민간극단의 자발적 네트워크와 현장 예술가들의 자생적인 작품 생산이 두드러졌던 지난해 연극계를 반영해 현장 연극인들의 활동과 발언을 존중하며 협업과 연대를 강화하기로 했다.

올 시즌 프로그램의 문을 여는 ‘2017 이반검열’은 지난해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에서 선보인 ‘이반검열’을 확대한 작품이며, ‘창조경제_공공극장편’은 2015년 혜화동1번지 6기동인 가을페스티벌 ‘상업극’에서 주목받았던 작품을 확대한 버전이다.

시즌프로그램에 창작초연으로 선보이는 작품 또한 주제와 형식 측면에서 ‘동시대성’에 집중했다. 지난해 12월 2일에 발표된 정기공모 선정 작품은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 ‘국부 國父’, ‘에어콘 없는 방’ 등 세 편이다. 세 작품 모두 우리 사회를 옥죄는 국가 시스템과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거대한 폭력에 시선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기존 서사구조를 벗어나 동시대 현대연극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천사(가제)’는 다수의 관객이 아닌 단 한 명의 관객을 위한 일대일 공연으로, 극의 운영시간, 관람방식 등 기존의 극장 메커니즘을 뒤집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다. ‘십년만 부탁합니다’는 배우가 단 한 명도 출연하지 않는 이례적인 ‘오브제 시어터’ 공연이다.

성남문화재단 ‘시리즈-연극만원滿員’에 공식 초청된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오는 6월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무대에 오른다. 이와 함께 남산예술센터는 벽산문화재단의 제작지원을 받아 제6회 벽산희곡상 수상작인 고영범 작가의 ‘에어콘 없는 방’을 극단 백수광부와 공동제작하며, 서현석 작가의 신작 ‘천사(가제)’는 ‘제1회 국제건축비엔날레’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아트선재센터와 공동제작한다.

해외공동제작 ‘십년만 부탁합니다’는 문래예술공장에서 프리-프러덕션 단계를 거쳐 올해의 프로그램으로 참여한다. 이 밖에도 '파란나라'는 동기간에 개최되는 ‘세계문화도시포럼(WCCF)’에서 공연과 함께 청소년 시민이 참여한 작품의 제작과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남산예술센터가 올해 새롭게 기획한 공모 프로그램 '서치 라이트 2017 (Search Wright)'은 제작 전 단계의 작품 콘텐츠를 사전 공유하는 자리다. 열띤 논쟁이 벌어지는 공간으로서의 극장의 의미와 공공성을 회복하고자 지난해 처음으로 선보인 특별 공모 ‘남산 아고라’도 오는 8월 다시 개최된다.

우연 남산예술센터 극장장은 “연극이라는 장르를 통해 한국 사회가 직면한 여러 화두를 다룸으로써 동시대 공공극장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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