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성공 스토리] ③마윈 리더십 “형편없는 직원은 없다…형편없는 리더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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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2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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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중국신문사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사마천의 ‘사기(史記)’ 중 자객열전(刺客列傳)에는 이런 말이 있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 중국 거대 온라인기업 알리바바의 마윈(馬雲·51) 회장은 이 말의 의미를 간파한 사람이다. 그는 “오늘의 알리바바가 이룬 성과는 절대 혼자 이룬 것이 아니다. 나는 5%의 도움만 됐을 뿐”이라며 “알려지지 않은 영역에서 묵묵히 일하고 나를 앞으로 내세워준 직원들 덕분”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중국을 강타했을 때 알리바바도 위기를 맞았다. 당시 한 직원이 광저우 수출 상품 박람회에 갔다가 전염됐으나 이 사실을 모른 채 회사로 돌아와 계속 근무한 것이다. 이 직원은 며칠 뒤 사스 환자로 판명됐고 알리바바는 중점 방역 대상으로 확정됐다. 회사 건물은 폐쇄됐다. 직원 가족들과 지역 주민들은 마윈을 향해 원성을 높였다. 광저우에 사스 전염병이 퍼진 것을 알면서도 직원을 보냈기 때문이다.

마윈은 한밤중에 전 직원에게 사죄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회사의 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면서 “정상적인 생활도, 일도 할 수 없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우리 때문에 손실을 본 모든 사람에게 나의 깊은 미안한 마음을 전해 달라”고 했다. 그는 “몸을 잘 챙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제가 아는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윈은 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줄 아는 리더였던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마윈은 사람의 마음을 얻었고 직원들이 오히려 회사를 위해 단결하도록 만들었다.

마윈은 기업 문화가 직원들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았다. 그는 알리바바가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는 곳이길 바랐다. 마윈은 “직원들이 업무에 부담을 느끼고 고행하는 스님처럼 살아가기를 원치 않는다”며 “웃음이 사라진 회사는 괴롭다. 직원들이 미친 듯이 일하고 웃으면서 퇴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마윈은 즐겁고 부담 없는 업무 분위기가 형성돼야 직원들이 '미친 듯이' 일할 수 있다고 믿었다.

마윈은 ‘고객 감동’에 앞서는 것이 ‘직원 감동’이라고 봤다. 직원이 있어야 고객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윈은 명절에 직원 가족에게 손수 쓴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고민하던 한 직원이 이에 감동해 알리바바에 남기로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기업 문화를 이용해 인재를 머무르게 하고 싶다”는 마윈의 경영 전략이 통한 것이다.

마윈은 자신이 고용한 직원들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한다. 알리바바에는 인재를 ‘데려오고 내보내는’ 원칙이 있다. MBA 과정과 실무 훈련을 접목한 교육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직원에게 공부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2004년 9월 기업을 위한 온라인학교 ‘알리학원’(阿里学院)을 설립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알리학원은 직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 전자무역 관련 온·오프라인 수업과 전문가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리학원 창립 당시 마윈은 광고에 돈을 투자하지 않았다. 대신 직원 교육을 통해 인재를 육성한 알리바바는 2014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를 차지하는 매출을 냈다. 직원 투자보다 더 큰 투자는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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