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낼 기회마저 짓밟나"…보건복지부, 한의약 예산 '무차별 삭감'에 국감장 '발칵'

  • 600조 글로벌 전통의학 시장 열리는데…복지부, 한의약 해외진출 지원 예산 '전액 삭감'

  • '예산 절감은 성과 없는 지출 줄이는 일'…국회, 종합감사 전까지 실질적 대안 제출 촉구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20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의약 관련 예산 삭감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보건복지부를 향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캡쳐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20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의약 관련 예산 삭감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보건복지부를 향해 발언하고 있다.[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캡쳐]
정부가 한의약의 '세계화'를 거듭 강조하면서도 정작 현장 지원 예산은 전액 삭감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4500억 달러(약 6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하는 글로벌 동양의학 시장을 두고 정부가 말로는 세계 진출을 독려하면서 발밑의 사다리는 치워버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한의약진흥원을 향한 정부의 냉소적인 예산 편성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김태호 의원(국민의힘)은 "정부에선 한의약에 대해 '세계로 쭉 뻗어나가라'고 하면서 정작 예산을 보면 '그냥 집에나 있어라'는 것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다"며 한의약 해외진출·개발 지원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경위를 보건복지부를 향해 강하게 질타했다.

해외 진출은 현지 인허가 획득과 규제 대응, 파트너 발굴, 신뢰 구축 등 최소 수년 이상의 장기 투자가 필수적이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은 개별 기업이나 의료기관이 스스로 넘기 힘든 국가별 제도적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간 협력(G2G) 채널을 가동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묵묵히 땅을 고르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이번 예산 전액 삭감으로 그동안 진입을 준비해 온 민간 기관과 기업들의 노력마저 공중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한의약 해외진출 지원 예산 삭감 지적과 관련해 의원의 질의를 들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캡쳐
20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한의약 해외진출 지원 예산 삭감 지적과 관련해 의원의 질의를 들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캡쳐]

정부의 이 같은 예산 절감 기조는 글로벌 시장의 흐름과도 전면 역행한다.

한국한의약진흥원에 따르면 한·중·일 동양의학 시장 규모는 2024년 2472억 달러에서 2033년 4500억 달러로 연평균 6.9%씩 급성장할 전망을 내놓았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전통의학 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를 경고하며 글로벌 주도권 다툼을 예견한 바 있다.

외부에서는 거대 시장이 열리는 골든타임에 정작 한국 정부만 지원줄을 바짝 죄고 있고 내부에서는 해외 보건당국과의 협력 물꼬를 트고도 정작 사업을 추진할 실탄이 없어 발만 굴러야 하는 애환이 깊어지고 있다.

고호연 한국한의약진흥원장은 국감장에서 "일부 사업이 통합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수출 지원과 G2G 방안을 모색하고 더 열심히 예산을 확보하겠다"며 정부 예산당국의 협조 없이는 성과를 내기 힘든 현실적 어려움을 내비쳤다.

김태호 의원(국민의힘)은 "예산 절감은 성과 없는 지출을 줄이는 일이지, 실제 성과를 낼 기회까지 없애서는 안 된다"며 종합감사 전까지 복지부와 협의해 실질적인 예산 복원과 지원 대안을 제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의약의 영토를 넓히기 위해서는 단순한 구호가 아닌 연속성 있는 정책 예산이 필수적인 만큼 세계화의 기로에서 사다리를 치워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복지부와 예산당국의 즉각적인 정책 복원과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