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석화 재편] 中 PE 수출은 늘어나는데…韓 수출 물량은 감소세

LG화학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전경사진LG화학
LG화학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전경.[사진=LG화학]
중국발 공급과잉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사업재편이 지연되는 사이 수출 경쟁력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중국이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을 높이고 범용제품 수출까지 확대하면서 한국 기업들 입지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석유화학 구조조정도 기업 간 협의가 길어지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22일 중국석유화학공업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합성수지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5% 증가했다. 주요 범용제품인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수출량도 각각 258.1%, 58.2% 늘었다. 대규모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자국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수입 의존도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중국 석유화학 시장정보업체 룽중즈쉰에 따르면 중국의 PE 자급률은 지난해 상반기 72%에서 올해 상반기 84%로 12%포인트 상승했다. PE 생산능력은 3874만t에서 4144만t으로 7% 증가한 반면 수입량은 692만t에서 500만t으로 약 28% 감소했다. 

중국이 자국 생산 확대를 통해 수입을 대체하는 동시에 수출까지 늘리면서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은 수출 감소와 경쟁 심화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한 셈이다. 이에 따른 수출 물량 감소도 뚜렷하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화학 수출액은 39억5000만 달러로 5.1% 늘어난 반면 물량은 19.1% 급감했다. 같은 달 석유화학 수출단가는 t당 1416달러로 전년보다 30.0% 상승했다.

정부는 중국의 생산량이 늘어나 자급률이 높아지고 글로벌 공급과잉도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이 자국 설비를 늘리는 만큼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중국에 수출하던 범용제품은 다른 시장으로 돌려야 하지만 100% 대체하기는 어렵고 동남아나 유럽 등 다른 수출시장에서도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석유화학 설비 합리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업계와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나프타분해시설(NCC) 생산능력을 연간 270만~370만t 감축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승인된 사업재편은 대산 1호와 여수 1호 등 2개 프로젝트에 그쳤다.

두 프로젝트의 설비 감축 계획은 총 249만t으로 정부가 제시한 최소 목표에도 21만t 부족하다. 나머지 3개 프로젝트는 여전히 기업 간 협의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승인된 설비 감축 역시 수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중동 전쟁에 따른 나프타 수급 불안이 구조조정 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원료 부족으로 기존 설비조차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어려워지면서 석유화학 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이 우선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업 재편이 조금 지연된 측면이 있지만 글로벌 과잉 설비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그대로 있기 때문에 구조개편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기업 간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완료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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