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 틈타 '16조 담합'…석화 6개사·임직원 무더기 기소

  • LG화학·애경케미칼·OCI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 팀장급 모임 통해 사전 합의…나눠 먹기식 입찰 진행

서울중앙지검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가적 경제 위기를 틈타 16조원이 넘는 규모의 석유화학 제품 가격을 담합한 국내 대형 석유화학업체들과 경영진을 대거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1일 LG화학, 애경케미칼, OCI, 롯데정밀화학, PKC, 유니드 등 6개 석유화학 법인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김유신 OCI 부회장 대표이사, 장영수 전 PKC 대표이사 등 담합에 가담한 6개 업체 전·현직 임직원 43명도 포함됐다.

책임이 무거운 PKC 영업본부장 배모씨와 LG화학 사업부장 황모씨 등 경영진 2명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수사 선상에 올랐던 한화솔루션은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도)로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5년 3개월간 폴리염화비닐(PVC), 가소제, 가성소다, 염산 등 산업 전반에 쓰이는 8개 핵심 석유화학 품목에서 총 16조3961억원 규모의 담합을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의 범행은 매우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이뤄졌다. 담합은 주로 팀장급 모임을 통해 진행됐으며, 품목별 공급 가격 변동 폭과 인상 시기를 사전에 합의했다.

의심을 피하고자 가격 인상 공문을 발송하는 순서까지 미리 정하는 신중함을 보였다. 대형 거래처 입찰에서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사전에 정한 가격이 반영 될 수 있도록 낙찰업체와 투찰가를 미리 협의해 나눠 먹기식 입찰을 진행했다.

조직 변경이나 인사 이동이 발생하더라도 담합이 끊기지 않도록 후임자를 타사에 직접 소개했고, 일부 업체는 경쟁사와의 회합만을 전담하는 별도 연락책을 두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특히 이들은 미국과 이란 전쟁 등으로 나프타 등 원가 부담이 늘고 국가적 물가 상승 위기가 닥친 상황을 오히려 실적 개선의 기회로 악용했다. 정부가 석유화학 제품 생산 안정을 위해 14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했음에도 담합을 멈추지 않았다. 필수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최종 소비자들에게 전가됐다.

앞서 검찰은 8월 7개 업체 사무실과 핵심 직원 자택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지난달에는 김 전 대표이사와 장 전 대표이사 등 핵심 피의자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이후 검찰은 김 전 대표이사와 장 전 대표이사 등 6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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