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히트펌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오텍캐리어가 상업·산업용 시장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앞세워 사업 확대에 나섰다. 스마트팜 등 실제 현장에서 검증한 냉난방 기술을 기반으로 가정용 히트펌프 보일러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도 확대해 내년 두 사업의 매출 비중을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오텍캐리어는 2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한국국제냉난방공조전(HARFKO 2026)'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히트펌프 기술 경쟁력과 스마트팜 적용 사례,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전시장에는 가정용 히트펌프 보일러와 상업용 에코 히트펌프, 데이터센터용 냉각수 분배장치(CDU) 등이 전시됐다.
강신욱 오텍캐리어 대표는 이날 "냉난방공조 산업은 단순히 냉방과 난방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핵심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히트펌프를 미래 핵심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주거용과 상업용, 산업용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강 대표는 "단순한 냉난방 기기 제조·판매를 넘어 고객의 에너지 효율과 탄소중립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상업용 기반 히트펌프 1세대 기업"…삼성·LG가 겨냥한 주택용 시장도 확대
오텍캐리어가 내세운 경쟁력은 상업용 히트펌프 시장에서 확보한 기술력과 사업 경험이다. 회사는 2011년 인버터 하이브리드 보일러를 개발해 2014년 상용화했으며, 이후 스마트팜과 상업시설 등에 히트펌프를 공급해 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정용 히트펌프 시장 확대에 나선 가운데 오텍캐리어는 기존 상업용 사업 기반을 활용해 주택용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국내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비중이 높아 가정용 히트펌프 보급에 설치 공간과 관련 제도 등 제약이 따른다. 반면 스마트팜과 대형 건물, 산업시설은 냉난방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 고효율 설비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날 소개된 상업용 'EHS 옵티멈'은 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난방 성능을 유지하도록 설계한 제품이다. 정격 난방 조건에서 성능계수(COP) 3.71을 확보했으며, 외부 온도가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도 정격 대비 약 80%의 난방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재현 오텍캐리어 전무는 "스마트팜은 한겨울에도 작물 생육에 필요한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며 "저온 환경에서 난방 능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스마트팜 운영 사례도 공개됐다. 약 5000평 규모의 상추 재배 시설을 운영하는 김국환 대표는 오텍캐리어 히트펌프 14대를 도입한 이후 냉난방 환경이 안정화됐다고 밝혔다. 초기 투자비는 일반 설비보다 약 1.8배 높지만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고려하면 1년 6개월에서 2년 안팎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텍캐리어는 상업용 시장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가정용으로 확대한다. 가정용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정부 지원에 힘입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회사는 지난 7월 광주공장에서 가정용 히트펌프 보일러 양산에 돌입했으며, 14kW와 16kW 제품은 정부의 올해 난방 전기화 지원사업 대상에 선정됐다. 해당 제품은 최대 65도의 온수를 공급해 기존 보일러의 바닥난방과 급탕 기능을 대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만 공동주택으로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김 전무는 "공동주택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이 정비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가정용부터 상업·산업용까지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기업도 쉽지 않은 'AIDC 냉각 기술'…국내 관련 사업 수주 잇따라
오텍캐리어는 AI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글로벌 캐리어의 통합 냉각 솔루션 '퀀텀리프'와 액체냉각용 CDU '65LL' 등을 선보였다. AI 서버의 발열량이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의 냉각 효율과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기술 수요가 늘고 있다는 판단이다.
강 대표는 AIDC 냉각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시스템과 장비는 국내 대기업에도 쉽지 않은 분야"라며 "글로벌 캐리어와 현재 시스템과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있고, 자체적으로도 관련 역량을 지속적으로 쌓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캐리어와의 기술 협력을 기반으로 국내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관련 수주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오텍캐리어는 지난 9월 수도권 48메가와트(MW)급 데이터센터의 1단계 냉각설비 사업을 수주했으며, 이달 8일 구미 AI 클러스터 데이터센터 200MW 규모 냉각설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구미 사업은 전체 300MW 규모로, 회사는 나머지 100MW에 대해서도 추가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서울 도심에서는 데이터센터 4개 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 가운데 2개 사업을 수주했다. 김성훈 오텍캐리어 전무는 "데이터센터 매출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히트펌프와 데이터센터 사업이 내년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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