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진의 퇴근길 증시] 솔리다임 상장이 뭐길래..."주가와 무관" vs "국장 종말"

  • 자금 확보에 도움될 것 vs 핵심 이익 일부 이탈

  • 미국 법인·미증시 상장…당국, 카드 제한적

솔리다임
[이미지=챗GPT]

요즘 증권가를 들었다 놨다 하는 단어는 '솔리다임'입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낸드·eSSD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을 인수해 2021년 출범시킨 미국 손자회사인데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이 회사가 왜 SK하이닉스의 주가를 출렁이게 만들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만1000원(5.81%) 오른 129만4000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주가는 상승했지만 최근 흐름은 좋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13만1000원(9.19%) 떨어진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73.15포인트(4.76%) 오른 것과 대조적입니다.

SK하이닉스 주주들의 시선이 쏠리는 곳은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여부입니다. 최근 블룸버그는 솔리다임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르면 내년 미국 증시에 상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SK하이닉스는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솔리다임의 최대주주(지분 96.86%)는 AI컴퍼니이며, AI컴퍼니의 최대주주(지분 98.16%)는 SK하이닉스입니다. 즉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의 손자회사인 셈입니다. 솔리다임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SK하이닉스의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솔리다임의 주력 생산 제품인 기업용 SSD(eSSD)는 데이터센터에서 대량의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입니다. AI 산업이 커질수록 저장 공간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죠

솔리다임이 IPO에 나설 경우 SK 하이닉스의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기서 나옵니다. 우선 AI 데이터센터용 eSSD라는 성장 사업에 직접 투자하려는 투자자는 SK하이닉스가 아니라 솔리다임 주식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이 경우 모회사인 SK하이닉스에는 이른바 지주사 할인과 비슷한 할인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현재는 SK하이닉스에 투자하면 솔리다임의 성장에도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셈인데, 솔리다임이 별도로 상장하면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을 외부 주주와 나눠야 한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솔리다임에 직접 투자할 길이 열리면서 모회사 주식의 매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반면 솔리다임이 외부에서 투자금을 확보하면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 투입할 자금을 아낄 수 있어 상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돈나무 누나'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이유로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지분을 계속 보유한다면 상장을 주가 하락 요인으로 볼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정치권의 반응도 거셉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기업인 하이닉스 주가가 급격히 떨어져서 개인 투자자들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중복상장' 카드를 꺼내는 게 맞는 판단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하이닉스 경영진에게 '중복상장'을 재고해 주시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솔리다임의 미국증시 상장일은 국장(한국 증시)의 둠스데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당국이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을지도 쟁점입니다. 솔리다임이 미국 중간법인인 AI컴퍼니 아래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외 손자회사라는 이유만으로 국내 주주 보호 의무까지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중복상장 방안은 해외 상장에도 모회사 이사회의 주주 영향 평가와 보호 방안 마련 등을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이 중복상장 규제 대상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대상인지 여부는 금융위원회의 해석이 필요한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솔리다임을 직접 지배하는 회사가 SK하이닉스가 아니라 미국 법인인 AI컴퍼니인 만큼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간에 미국 법인이 있는 것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국내 상장이 아닌 미국 상장 문제이기 때문에 당국도 골치가 아플 것"이라며 "사실상 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상장을 끝까지 추진할까요. 실제 상장으로 이어진다면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솔리다임의 상장 여부에 300만 SK하이닉스 주주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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