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게 비지떡?…치킨 중량부터 생선 살수율까지, 가격표의 함정

<편집자주>
우리는 상품을 구매할 때 가격표에 적힌 금액을 먼저 확인합니다. 하지만 그 숫자만으로 상품의 가성비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까요. 용량이 다르면 단순한 가격 비교가 어려워지고, 각종 수수료나 추가 비용은 최종 결제 금액을 바꾸기도 합니다. 가격표에 적힌 숫자와 소비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 그리고 그 돈으로 얻는 가치 사이에는 생각보다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가격에 숨은 비밀’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가격의 구조를 살펴보고 소비자가 놓치기 쉬운 비용과 가치의 차이를 짚어봅니다.


“100g당 가격이 같다면 실제로도 같은 비용에 먹을 수 있는 걸까.”

단위가격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우리 사회 속 가격의 비밀. 두 번째 이야기는 가격과 ‘실속’이다. 과자는 포장 크기에 비해 내용물이 적어 보일 수 있고, 치킨은 조리 과정에서 무게가 달라진다. 수산물은 뼈와 내장, 껍질 등을 제거하면 실제 먹을 수 있는 양이 줄어든다. 가격표에 적힌 숫자만으로 상품의 실속을 온전히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질소 과자’ 논란이다. 과자 봉지를 열었을 때 포장에 비해 내용물이 적어 보이는 현상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불러왔다. 다만 포장은 과자가 부서지는 것을 막고 품질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중요한 것은 포장 크기만으로 양을 짐작하기보다 실제 내용량과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일이다.
표시 중량만으론 알기 어려운 실제 먹는 양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조사한 치킨 표시중량 대비 실중량 비교 표 사진보도자료 캡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조사한 치킨 표시중량 대비 실중량 비교 표 [사진=보도자료 캡처]

치킨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소비자가 가격과 양을 비교할 수 있도록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조리 전 중량을 표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2026년 8월 주요 치킨 브랜드 5곳의 표시 중량과 실제 구매 제품의 무게를 비교한 결과, 일부 제품은 표시 중량보다 실중량이 30%가량 적었다. 교촌치킨 ‘후라이드 한마리’는 표시 중량 범위의 중앙값과 비교해 평균 실중량이 30.5%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중량표시제는 조리 전 원료육을 기준으로 한다. 조리 과정에서 수분과 지방이 빠져나가 무게가 줄어들 수 있어, 표시 중량과 조리 후 무게의 차이가 곧바로 허위 표시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하는 완성된 치킨의 양을 표시 중량만으로 가늠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남는다.
 
수산물은 원물의 무게뿐 아니라 손질 후 먹을 수 있는 양도 살펴야 한다. 냉동 수산물은 품질 유지를 위해 표면에 얼음막을 입히기도 하는데, 이를 ‘글레이징’이라고 한다. 얼음막을 입힌 냉동 수산물은 표시 중량에서 얼음막을 제외해야 한다. 글레이징 비율이 높으면 얼음 무게가 포함되어 실제 수산물 중량이 줄어들기 떄문에 가격 비교시에는 얼음막을 뺀 실중량을 확인해야 한다.
 
대광어‧우럭 1kg 가격 비교해보니...순살 100g당 비용 달라져
여기에 생선은 어종과 크기에 따라 손질 후 얻을 수 있는 살의 비율도 다르다. 이때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이 ‘살수율’이다. 수산물을 손질했을 때 뼈와 내장 등 먹지 않는 부분을 제외하고 실제 먹을 수 있는 살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수산업계에서 통용되는 수치에 따르면 대광어의 살수율은 약 50%인 반면 우럭은 약 25%다. 같은 1㎏을 구매해도 대광어에서는 약 500g, 우럭에서는 약 250g의 살을 얻는 셈이다. 실제 수율은 생선의 크기와 상태, 손질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살수율을 가격에 대입하면 차이는 더 분명해진다. 대광어 1㎏이 3만 5000원이고 살수율이 50%라면 순살 100g당 가격은 약 7000원이다. 반면 우럭 1㎏이 2만 5000원이고 살수율이 25%라면 순살 100g당 가격은 약 1만 원이다. 원물 가격은 우럭이 더 저렴하지만, 실제 먹을 수 있는 살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오히려 비싸지는 것이다. 이는 살수율을 가정한 계산으로, 실제 가격과 수율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광어와 우럭 순살 가격 비교 사진AI 제작
광어와 우럭 순살 가격 비교 [사진=AI 제작]

세 사례는 서로 다른 문제를 다루지만 공통점이 있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과 실제로 얻는 양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포장 크기와 내용량, 조리 전후 중량, 원물 가격과 손질 후 살의 양을 구분해야 상품의 실속을 제대로 비교할 수 있다.
 
가격을 표시하는 것과 가격을 비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다르다. 가격표에 적힌 금액이 합리적인 선택의 출발점이 되려면, 그 숫자가 어떤 양과 구성을 가리키는지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돈의 가치를 살피는 일은 가격표 너머의 정보를 읽는 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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